[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수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이달 중하순 예정된 가운데 곳곳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예년보다 강력해진 모습이다. 이에 오는 15일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포함해 같은 날 열리는 다올투자증권 주총에 대해서도 시장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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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이달 중하순 예정된 가운데 곳곳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3월 중하순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집중되며 곳곳에서 파열음에 나고 있다. 매년 이 무렵마다 주총에 대한 관심은 커지지만 올해의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 여파로 긴장감이 좀 더 커진 모습이다.
특히 다음 주는 소위 ‘슈퍼 주총위크’를 맞아 12월 결산 상장법인 가운데 371개사가 정기주총을 연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다음주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현대차·고려아연 등 202개사가 주총을 앞뒀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천보·오스템 등 164개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이 가운데 오는 21일과 22일에 각각 142개사의 주총이 집중적으로 개최되는 ‘슈퍼 주총데이’가 예정돼 있다.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삼성에스디에스·삼성전기·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총은 오는 20일에 집중적으로 개최된다.
물론 이번 주의 긴장 수위도 역시 결코 낮지 않다. 당장 오는 15일 삼성물산이 주총을 앞두고 있는데, 시티오브런던 등 5개 외국계 사모펀드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 역시 삼성물산에 지주사 전환, 신사업 투자 확대 등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을 둘러싸고 여러 행동주의 펀드들이 늑대 떼처럼 연합전선을 펴는 ‘울프 팩(wolf pack)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 역시 자체적으로 주주 환원책을 강화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삼성물산 주총이 올해 주총장 트렌드를 예고하는 상징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로 시선을 돌리면 삼성물산과 같은 날 다올투자증권이 주주총회를 연다. 이쪽도 삼성물산 못지 않게 분위기가 뜨겁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물리교사 출신 2대 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기수 대표는 공개 주주 서한을 통해 전달한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사외이사 선임을 시도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김 대표 측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안건은 ‘권고적 주주제안’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차등적 현금배당,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관련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신설, 최대주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확충, 자회사 매각에 대한 주총 보고 등이다.
만약 김 대표 측이 소액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이사회 구성에 성공할 경우 경영권 분쟁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김 대표가 ‘개인’에 준하는 자격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재 김 대표는 대주주 적격성 사전 심사 회피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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