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SK하이닉스의 HBM 공정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MR-MUF’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관련 제조 장비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SK하이닉스의 HBM 공정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MUF 공정 도입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사진=미디어펜


이에 삼성전자는 “MUF 공정 도입 계획이 없다”고 부인한 상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5세대 HBM3E 12단 제품에도 NCF 공정을 적용한 바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HBM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도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 제조 기술인 MR-MUF는 적층한 칩 사이에 보호재를 넣은 후 한 번에 굳히는 공정으로 칩 하나를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까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생산에 NCF(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로이터는 업계 분석가를 인용해 4세대 HBM3 제품의 수율(양품 비율)의 경우 삼성전자가 약 10~20%이고, SK하이닉스는 60~70%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삼성전자는 HBM 수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했다”며 “MUF 기술 채택은 삼성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SK하이닉스가 처음 사용한 기술을 따라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일본 나가세 등 기업과 MUF 소재 공급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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