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둔화 지속에 대한 추가 확신 필요하다는 입장 유지할 것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는 2월 P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0.3%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보다는 1.6%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품 가격이 1.2% 오르며 PPI 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휘발유 가격이 6.8% 뛰는 등 에너지 가격은 총 4.4% 올랐다. 여행·숙박 서비스 비용이 3.8% 오르며 서비스 가격은 0.3%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4% 올라 전문가 전망치(0.2%)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뛰었다. 근원 PPI는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도매물가인 PPI는 시차를 두고 소매물가인 CPI에 영향을 준다. 이틀 전 발표된 CPI의 경우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2% 각각 상승하면서 전망치를 소폭 웃돈 바 있다.

이처럼 CPI, PPI의 상승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질 않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이 6월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PPI 발표 직후 금리 선물이 거래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준이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40%로 높아졌다. 전일에는 25%에 불과했지만 두 배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채 금리는 뜀박질을 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상승한 4.29%,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7bp 오른 4.69%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증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66포인트(0.35%) 하락한 3만8905.66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로 이뤄진 S&P500지수는 14.83포인트(0.29%) 내린 5150.48,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49.24포인트(0.3%) 내린 1만6128.5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제 투자자의 시선은 다음주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둔화 지속에 대한 추가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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