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대우건설이 쿠웨이트 은행들로부터 3300억 원의 거액을 확보했다. 국내보다 낮은 이자율로 3년간 이렇다 할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유리한 조건의 대출에는 대우건설이 과거부터 활발히 해외사업을 위해 노력한 결과,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덕분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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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희 대우건설 재무관리본부장(오른쪽)과 쿠웨이트 ABK의 그룹 CEO 대행 압둘라 알 수마이트가 금융 약정 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0일 쿠웨이트 알 알리 은행(ABK), 쿠웨이트 상업은행(CBK), 부르간 은행 등 쿠웨이트 은행 3곳과 2억5000만달러, 한화로 약 3300억 원 규모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대출기간은 3년이며 대출금은 이미 대우건설 계좌로 입금된 상태다.
게다가 이자율도 국내 금융기관 대출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금 용도도 쿠웨이트와 관련된 특정 프로젝트에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회사 운영 및 사업비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롭다.
대우건설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신탁펀드로 설립된 신용보증투자기구 보증으로 채권을 발행해 1억5000만싱가포르달러(1484억 원)를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채권으로 마련한 돈은 대우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에만 사용할 수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쿠웨이트 대출이 대우건설에 좋은 조건으로 가능했던 이유는 대우건설이 과거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에서 보여준 탄탄한 실적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5년 쿠웨이트에서 57억6000만달러(7조6000억 원) 규모 알주르 정유 공장 프로젝트 2번 패키지와 3번 패키지 설계·구매·시공(EPC)를 수주, 지난 2020년 9월 완공시킨 바 있다. 쿠웨이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지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업계와의 네트워크를 구성했고, 지금까지 관계를 잘 유지해 왔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이슈화되면서 건설사들의 현금 확보가 과제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우건설은 거액이 통장에 꽂히면서 대우건설의 현금 유동성은 한층 더 풍부해졌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1976년 남미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각국에 각종 건물과 플랜트 등을 건설한 바 있다. 이때부터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국내 건설경기 불황을 맞아 빛을 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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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맨 왼쪽)이 지난해 12월 세이 삼 알 캄보디아 부총리 겸 토지관리 도시건설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
대우건설은 정원주 회장의 지휘 아래 해외 수주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공사, 리비아 발전 패스트트랙 등을 통해 약 3조 원 규모 해외공사를 따내 주목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올해도 해외건설 확대에 힘을 기울인다. 정원주 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국내 건설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서의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등 3곳을 축으로 삼아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한층 더 넓고 두터워질 것이란 기대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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