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유차 등록대수 전년 대비 55.3%↓…전체 비중 10.2%
"환경 규제 강해지고, 경유가격도 올라…경유차 매력 떨어져"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힘이 좋고 뛰어난 연비 덕에 신차 판매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인기를 누렸던 경유(디젤)차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탈탄소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경유차 모델을 줄여가고 있는 데다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휘발유 대비 가격적 메리트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1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시장에 등록된 경유차(승용·상용 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55.3% 줄어든 총 1만1523대로 집계됐다. 전월(1만6158대) 대비로도 28.7% 줄었고,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로 나타났다.

경유차 등록 대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6년 87만3000대에서 2017년 82만1000대로 줄었고, 2018년 79만3000대, 2019년 65만7000대, 2020년 59만6000대, 2021년 43만 대, 2022년 35만 대, 2023년 30만9000대로 줄었다.

전체 차량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세다. 2016년 47.9%로 절반에 가까웠던 경유차 비율은 2017년 44.8%, 2018년 43.4%, 2019년 36.6%, 2020년 31.2%, 2021년 24.8%, 2022년 20.8%, 2023년 17.6%로 떨어졌다.

   
▲ 기아 스포티지 LPI 모델./T사진=기아 제공


전동화 전환에 따라 휘발유차 수요 역시 감소했다. 전기차 전환이 주춤하면서 전기차 판매량도 전월 대비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와 LPG차 판매는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기 대비 39.4% 증가한 2만7828대가 팔렸다. 

LPG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137.7% 급증한 1만1730대로 나타났다. LPG차 등록 대수가 경유차를 추월한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LPG차는 연료별 등록 대수 순위에서도 휘발유차,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경유차는 한때 저렴한 연료값과 뛰어난 연비, 힘이 좋은 장점을 내세워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침체 여파로 경유 가격이 치솟으며 휘발유 가격과 비슷해진 데다 규제 강화와 친환경차의 인기까지 더해지며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유차 수요 감소 현상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업계의 탈탄소화 움직임에 따라 내년에는 경유차 연간 등록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소형 택배 화물차의 경유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는 등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업체에서도 디젤 차량의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경유가격이 치솟아 유지비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없어져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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