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 4000만 원 육박...저렴한 집 찾아 경기·인천 이동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공사비 급증으로 인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아파트 공급은 부족한데 분양가는 오르면서 보다 저렴한 주택 마련을 위해 서울을 벗어나는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이들이 경기도와 인천으로 움직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1145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3.3㎡로 환산하면 3787만4000원이다. 지난 1월 말 대비 1.99%, 전년 동기 대비 24.18% 오른 금액이다. 

서울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이유는 공사비 상승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해 철근 레미콘 등 공사비에 포함되는 주요 품목들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3년간 철근과 시멘트 자재값은 각각 64.6%, 54.6% 상승했다. 인건비도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대한건설협회의 '2024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127개 직종 하루 평균 임금은 27만789원으로 전년 대비 6.01% 상승했다.  

이러한 공사비 오름세는 분양가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착수가 부진해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의 올해 입주 물량은 총 1만1451가구로 해당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990년부터 2023년까지의 평균 입주 물량 4만5044가구와 비교해도 약 4분의 1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는 분양가는 물론 매매가와 전세가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이들은 저렴한 주택을 찾기 위해 경기도와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계청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도와 인천으로 이동한 인구는 32만5317명(경기도 27만9375명, 인천 4만5942명)에 달한다. 지난해 서울 전출인구(46만1409명)의 70%다. 경기도와 인천은 3.3㎡당 분양가가 2089만 원, 1890만 원으로 서울 대비 절반가량에 그치고 있다. 

권일 부동산 인포 리서치 팀장은 "서울 전세가격에 마련 가능한 수도권 아파트 분양이 흥행하고 있다"며 "서울을 벗어나도 일자리 대부분이 서울에 있어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의 이동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용인에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은 지난 13~14일 1‧2순위 청약에서 31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09건이 접수돼 평균 2.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약 2000만 원에 불과하다. 

분양가 등 서울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 한 당분간 서울 인구의 '탈서울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분양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한 서울 인구가 경기도와 인천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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