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이 민주주의와 인권 훼손에 기술을 활용하는 상황에서 기술이 민주 가치와 규범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회식’ 발언에서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려면 포용적이고 권리를 존중하며, 사람들의 삶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술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3년 전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출범시킨 것은 민주주의 거버넌스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냉전 종식 이후 강력한 정치적 개방 물결이 전세계에서 일었지만, 지난 20년간 민주주의는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곳에서 기본 자유가 약화되고, 부정부패가 희망을 갉아먹었다. 이런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함께 일어섰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갱신해야 한다. 불편하고 고통스럽더라도 우리자신의 단점을 투명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민주주의를 소화하는 것은 공동의 노력이고 책임이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할 때 가능하다. 모든 사람과 국가, 모든 부문이 기여할 수 있다”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해결책을 공유하고, 확장하며, 집단행동을 촉매하고 관행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개회식에서 “지금 전세계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민주주의 가치가 후퇴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여기에 맹렬한 기술 혁신이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이 민주주의에 영향을 끼치며 전례 없는 기회와 도전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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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8./사진=연합뉴스 |
그는 “디지털 기술이 민주적인 참여를 증진하기도 하지만, 가짜뉴스와 거짓정보, 디지털 감시 위협이 증폭되면서 민주사회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제 우리는 기술혁명의 방향을 잘 조정해서 우리 후손을 위한 민주적 가치를 옹호하고 증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 민간 부문과 청년들까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말처럼 정치적 자유가 완전히 보장될 때 우리모두 번영할 수 있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자유, 인권을 중시하는 국가들이 단합할 때 평화가 보장된다. 한국의 역사가 이런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에 미국의 주도로 시작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3번째 행사가 이날 서울에서 개최됐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에 한국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미국과 한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가 제2차 정상회의를 공동 주최했으며, 올해는 ‘미래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국이 단둑 주최한다. 다만 1일차 장관급회의는 한국, 미국, 영국, 에콰도르가 공동 주최하며, 3일차 화상 정상회의는 한국, 덴마크, 케냐가 공동 주재한다.
올해 회의는 18~20일 진행된다. 첫날 개회식에 이어 ‘AI·디지털기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장관급 회의와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이 개최된다. 둘째날에는 국내외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주제토론과 워크숍 등이 계획돼 있다. 마지막 날에 화상으로 정상회의가 열리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과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여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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