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변수따라 수익성 영향…유동성·자본확보 유도할 것"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에 입점한 외국계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 5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이 10%대의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유가증권손익이 손실에서 이익으로 전환하며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 국내에 입점한 외국계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 5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 입점한 33개 외국계은행의 국내지점(크레디트스위스 제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 5564억원으로 1년 전 1조 4680억원 대비 6.0%(884억원) 증가했다. 이는 본점 부실화 영향에 따른 영업축소로 4536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의 실적을 제외한 값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을 반영한 외은지점의 순이익은 1조 10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1%(3903억원) 급감했다.

   
▲ 최근 3년간 외은지점 당기순이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손익항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이자이익은 1조 2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2838억원) 감소했다. 이자수익자산이 약 2조 8000억원 감소한 가운데, 원화 운용금리 대비 외화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순이자마진(NIM)도 0.75%에서 0.63%로 하락했다. 

유가증권이익은 1조 315억원으로 손실을 기록한 전년 대비 2조 4563억원 증가했다. 1년 전에는 급격한 금리상승 여파로 1조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지난해 말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국공채 등 채권매매·평가이익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외환·파생이익은 1조 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61.8%(1조 6506억원) 급감했다. 이는 환율·금리 변동성 축소 및 거래규모 감소로 파생부문 이익이 약 4조 5000억원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판매관리비는 1조 42억원으로 전년 8726억원 대비 15.1%(1316억원) 증가했다. 인건비가 259억원 증가했고, 일부 지점에서 전산시스템 지원 명목의 본점용역비 지급 등으로 기타판관비가 648억원 증가해 예년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충당금전입액은 1년 전 496억원 대비 23.7% 증액된 613억원을 기록했다. 여신관련 대손충당금전입액은 고정이하여신비율 하락 등으로 384억원 감소했지만, 일부 지점에서 파생관련 '기타손실충당금'이 501억원 가량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은지점의 경우 크레디트스위스를 제외하고 전년과 유사한 이익을 시현했으나, 유가증권, 외환·파생 거래가 많은 영업구조 상 향후 거시경제 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대내외 경기둔화 추이 등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며 "예기치 못한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에도 국내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외화 공급 등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동성관리 및 충실한 자본확보 등에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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