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 강화…소형 모델 비중 줄이는 것 아냐"
"직접판매 프로젝트 ROF, 온·오프라인 고객경험 통합 핵심 역할"
"1등이 목표인적 없다…훌륭한 브랜드 경험 만드는 것이 전략"
"G바겐 전기차 등 다양한 신차 출시 계획…전기차 매출 상승 기대"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성장 둔화 상황에서도 고객이 전기차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하겠다면서 전동화 추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틀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 벤츠는 전기차 트렌드가 여전히 이어진다고 믿고 있고,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잘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틀 대표는 "벤츠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매출이 80%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면서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고 기술과 가치를 소중히 여겨주는 고객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0일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수입차 시장 침체 분위기에 대해서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수입차의 경우 럭셔리 차가 많고, 로컬 브랜드 대비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수입차 시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면서 "자동차협회에서 올해 수입차 시장의 위축을 예견했었는데,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에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바이틀 대표는 독일 본사, 중국, 체코 등 여러 국가에서 디지털 서비스, 세일즈, 고객 서비스 및 네트워크 개발 등 다양한 부문을 거친 자동차 분야 전문 전략가다. 

독일 뉘르팅겐-가이슬링겐 대학교(HfWU)에서 자동차 산업 및 국제 경영학을 공부한 뒤, 2005년 체코 법인에서 딜러 네트워크 개발 업무를 맡으며 벤츠와 인연을 맺었다. 2011년에는 중국 법인 조직 교육 및 판매점 인증 부문 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5년부터는 독일 본사에서 벤츠 애프터 서비스 세일즈 및 제품 매니지먼트 총괄을, 2018년부터는 글로벌 트레이닝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고, 2020년부터는 메르세데스 미, 디지털 서비스 및 이커머스 부문을 총괄했다.

다음은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사장과의 일문일답.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데 전동화 전략에 변화가 있나
벤츠는 전기차에 대해 전략적인 포커스를 갖고 집중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몇 안 되는 전기차 구축을 위한 자체 플랫폼을 갖게 됐다. 정말 최고의 전기차만 만들겠다는 뚝심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소비자와 잠재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우리가 잘 따라가야 하고, 밸런스도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벤츠는 내연기관 기반 차량과 전기차 두 가지를 같이 가져가게 될 것이다. EV의 경우에도 최대한 놓치지 않고 계속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원래 2025년까지 전기차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이 기간이 늦춰져서 현재는 2030년 정도로 보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도 늦춰지나
2039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는 계속해서 고수할 것이다. 벤츠는 전기차를 모든 세그먼트에 걸쳐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첨단 배터리 차량 기술을 모든 세그먼트에 탑재하려고 한다. 그래서 EQA, EQB부터 시작해 EQS까지 이미 나온 바 있다. 올해에는 최상위 차량인 마이바흐 EQS SUV가 출시된다. 그만큼 전 차량 전체에 걸쳐 최첨단 EQ 기술을 적용하려고 한다.

충전 인프라 구축에 인색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충전은 전기차 주행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다. 당연히 충전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벤츠의 전략은 초창기부터 꼭 벤츠 충전 시설만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우리 고객들이 쉽게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메르세데스 미 차지(Mercedes me Charge)를 통해 벤츠 전용 충전소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했었던 것이다.

충전시설 투자 계획이 있는가
벤츠는 작년에 자체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올해부터 이에 대한 투자가 시작된다. 벤츠 자체 충전망의 차별점은 고출력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충전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벤츠는 고출력 충전망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고출력 충전은 벤츠 충전소뿐만 아니라 차지비(ChargEV) 등 전기차 충전 파트너사와도 긴밀히 협력해 충전 속도 측면에서 차이가 느껴지지 않도록 하고, 또 저희 애플리케이션(앱)에도 완벽하게 내장(embeded)해 소비자 입장에서 외부 충전기인지 벤츠 전용인지 구별할 수 없도록 했다고 보면 된다. 통합한 커넥티비티를 추구한다. 자체 충전망도 구축하지만 타사 충전소와도 완벽하고 원활한 통합을 추구할 것이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0일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럭셔리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한국 고객들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모델을 사랑해 주는 점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특히 메르세데스-마이바흐 같은 경우 뜨겁게 사랑해 주셔서 전 세계에서 한국이 2위를 차지했고, S클래스는 3위다. 벤츠에게 한국이 중요한 시장임을 이런 기록들이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최상위, 톱-엔드 차량은 굉장히 중요한 모델들이다. 한국 고객들은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고 품질이나 최상위 브랜드를 사랑하며 이런 점이 벤츠가 표방하는 가치와 잘 들어맞아 한국 시장에서 많은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컴팩트·소형 모델 비중을 축소할 계획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올해도 EQA, EQB 부분변경 모델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고, 컴팩트부터 톱-엔드까지 전체 고객군에 대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벤츠 코리아의 전략적 방향은 초반에는 톱-엔드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다. 최상위 차량을 구매할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면 하위 모델 고객에게도 자동으로 잘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최고를 겨냥해 서비스 등을 개선하려고 하면 전반적으로 우수해지는 경향이 있다. 최고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컴팩트·소형 차량에도 신경 써서 최상위 모델에서 구현하는 품질과 서비스 등을 엔트리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직접 판매 프로젝트 'ROF'에 대해 설명해 달라
벤츠의 직접 판매 프로젝트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 벤츠 전략 중 하나)는 고객 경험에 있어 강점이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업계가 변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하고 서비스를 받는 방식 자체도 바뀌고 있다. 이러한 때에 ROF야말로 온·오프라인에서의 고객 경험을 통합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별히 중점 두는 것은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경험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알아본 뒤 오프라인 매장에 갔을 때 다시 일일이 뭘 필요로 하는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본 정보를 갖고 오프라인에서 이런 얘기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통합이다.

직접판매 방식은 고객에게 어떤 이점이 있나.
이런 리테일 방식은 딜러와 고객 모두에게 많은 장점이 있다. 딜러는 재고 보유에 대한 부담과 다양한 장애물 허들을 걷어낼 수 있다. 또 서류작업 등 행정적인 일도 할 필요가 없게 돼 고객에게 집중해서 최고 품질과 최고 브랜드 경험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전체 자동차 파크 자체를 한꺼번에 원스톱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를 구매하기 위해 A 전시장으로, B 전시장으로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이 한 번에 모든 차들에 대한 조회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격 협상에 신경을 안 쓸 수 있다. 고객이 받아들일 만한 최고의 가격을 제시할 것이고, 고객들이 정말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매력적인 가격에 구매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0일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올해 BMW와 판매 격차가 벌어졌는데 배경은.
작년은 전 세대 E클래스 마지막 해였다. 차량이 다 팔려 12월에는 재고가 없어 팔 수 있는 차량이 없었다. 올해 매출이 주춤한 것은 인도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빠르게 수급이 안 됐다. 차량 인도에 차질이 생긴 이유는 홍해 사태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E-클래스 구매 고객 수천여 명이 지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홍해 사태로 인해 해상 운송을 하는 선박이 돌아가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유럽에서 온 차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바로 올 수가 없고 남아공 등 아프리카 남단까지 돌아서 오게 돼 운송 기간이 4주 가량 길어졌다. 게다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차량을 운반할 수 있는 선박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좀 주춤하다고 보면 되겠다.

자동차 운반선 확보 대책은 있나.
독일 본사와 긴밀하게 논의하면서 선복량 확보와 관련해 더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생산 자체를 좀 더 빨리해서 빠르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고, 독일 정부와도 논의하면서 선복 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3월 말부터 4월까지 많은 차가 들어오고 어느 정도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도 선복 부족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더 잘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해 본사와 긴밀히 논의 중이다.

전기차 판매 전략이 궁금하다.
벤츠의 전략은 최고의 기술을 탑재한 최고의 전기차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만들어 EQE, EQS 등 전기차 모델을 제작하고 있다. 벤츠 전용 전기차 플랫폼으로 생산했기 때문에 최고의 기술을 녹여낼 수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소비자 수요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향후 소비자의 수요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좀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전기차가 대세가 되고,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벤츠는 올해 EQA, EQB 부분변경 모델과 마이바흐 EQS SUV를 출시한다. 하이라이트는 G바겐에도 EQ 기술을 탑재해 올해 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신차가 많이 나오는 만큼 전기차 매출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7년 연속 지켜온 수입차 1위를 BMW에 내줬다. 1위 탈환 전략은.
1등이 되는 것이 벤츠 코리아의 전략은 아니다. 1등이 되면 기쁘게 받아들이겠지만 벤츠 코리아가 1등을 위해 싸우겠다는 것을 전략적인 포커스로 가져간 적은 없다. 벤츠가 집중하는 것은 훌륭한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우리의 전략이다. 그렇기 때문에 벤츠의 전략은 계속해서 이러한 고객 경험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더 좋은 경험과 더 훌륭한 제품을 제공해 고객에게 더 만족을 드리는 것이 벤츠가 주력하는 부분이다. 1등이 되는 것은 저희의 전략적인 목표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이토록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희는 굉장히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