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한 투자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치면서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여기에 본업인 신탁사업에서도 부진을 이어가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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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사진=한토신 제공 |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토신은 지난해 매출액이 2700억8608만원을 기록해 전년(2128억5823만원)보다 26.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33억3454만원에서 312억3537만원으로 41.44% 감소했다.
1년 사이 영업비용이 1595억2369만원에서 2388억5071만원으로 49.73% 치솟으면서 수익성을 떨어뜨린 탓이다. 판매비와관리비 등을 전년 대비 비슷한 규모로 관리했으나 이자비용(288.98%)과 신용손실충당금(87.11%)이 눈에 띄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더 큰 문제는 당기순이익이다. 243억2504만원에서 –76억5961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한토신이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사모펀드의 지분법 평가손실이 순이익을 갉아 먹었다.
에코프라임마린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와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에서만 각각 -325억4151만원, -59억6275만원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한토신은 HJ중공업 인수를 위해 에코프라임마린 지분 90.33%,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 지분 87.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에서 발생한 손실이 한국토지신탁에 반영된 것이다. 실제 HJ중공업은 1143억1900만원, 동부건설 –48억5432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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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금감원 제공 |
차 회장은 그동안 신성건설을 발판삼아 반도체 소재 부품 업체인 엠케이전자와 한토신 등을 잇달아 인수, 상호보완을 통해 몸집을 불러왔다. 그러나 주역 사업인 건설 부문의 업황침체가 장기화할 전망인 만큼 당분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선 투자 성과를 속단할 순 없다고는 해도 M&A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지분 투자기업에 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에서도 한토신은 지난해 우수한 분양률 기록 및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의 수주달성 등의 성과를 기록했다. 향후 재무구조 및 수익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답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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