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월가 전망치인 53억5000만 달러를 넘어선 58억2000만 달러(약 7조8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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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억9000만 달러) 대비 57%, 전 분기(47억3000만 달러) 대비 18.7%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순이익은 7억9300만 달러(약 1조630억 원)로 1년 전 23억 달러(3조831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마이크론은 3분기에도 시장 전망치인 6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66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의 이 같은 매출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어려웠던 지난해만 해도 마이크론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마이크론의 실적 개선은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 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AI 개발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반도체 시장 또한 HBM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를 훨씬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반도체로,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달 5세대 HBM인 HBM3E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메로트라 CEO는 "HBM3E로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HBM3E는 (2분기 출하를 시작하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200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미 2024년 판매 물량은 완판했고 2025년 공급 물량도 대부분 (고객사에) 할당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탁월한 제품 포트폴리오는 2024회계연도 하반기에 강력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마이크론은 AI 성장에 따른 가장 큰 수혜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1분기에만 조 단위 영업이익으로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 5세대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5조 원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 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HBM3E 12H는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HBM)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으로,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수요 중심의 고수익성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을 통해서도 재차 확인될 만큼 산업의 확장세가 빠르고 강하다는 점에 주목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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