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몬테네그로 대법원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의 한국 송환을 보류한 가운데 오는 23일(현지시간) 출소하는 것을 알려졌다. 법원은 여권을 압수했지만 권씨의 도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
|
▲ 권도형씨가 16일(현지시간)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포베다에 따르면 권씨는 23일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선고받은 징역 4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의 스푸즈 구치소에서 풀려난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씨가 출소 후 출국하지 못하도록 유효 여권 압수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조치로 권씨의 해외 도주를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권씨는 출소일에 맞춰 이번 주말 한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한국 송환을 연기했다.
현지 법률상 적법성 판단 요청은 법원 판단에 위법이 있을 경우 대검찰청이 제기하는 절차다. 대검찰청은 권씨의 송환 결정은 법무부의 독점적 권한인데 법원이 범죄인 인도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에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최종 인도국은 법무부 장관이 결정하게 되는데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도 있다.
포드고리차 고법은 처음에는 권씨의 미국 인도를 결정했으나 권씨 측이 항소했고, 항소법원은 권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고법에 재심리를 명령했다.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이에 고법은 재심리를 통해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고, 항소법원도 고법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될 경우 최대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선고받을 수 있다. 권씨가 발행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추산 약 50조 원의 피해를 입혔는데 미국은 이들 개별 범죄 형량을 합산 적용하기 때문에 형량이 한국에 비해 길다.
이에 권씨도 상대적으로 형량이 짧은 한국으로의 송환을 희망했는데 미국으로 인도 가능성이 열린 만큼 권씨가 도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