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조선소에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은 용접과 도장 등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직업에 들어가면서 인력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는 로봇 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안정성 확보까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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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의 용접로봇./사진=한화오션 제공 |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소 건조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그동안 수주해놓은 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력은 원하는 만큼 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면서 인력 부족 해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조선업계는 건조량이 늘어나는 데 비해 인력 부족이 나타나면서 로봇 도입에 나섰다. 로봇 도입이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실제 조선소 현장에서는 용접 및 가공공정에 로봇이 투입되고 있다.
먼저 한화오션은 밖에서 작업하는 외업 공정 시에 용접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현장 테스트를 거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현장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사람이 용접하기 어려운 곳에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2027년까지 용접 자동화율을 7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HD현대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로봇을 도입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40여 대의 로봇을 선체 패널 조립 및 곡면 블록의 용접 작업에 투입했다.
삼성중공업도 LNG 운반선의 화물창 제작에 최적화된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을 개발해 조선고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3년치가 넘는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도 건조량은 꾸준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조선소 내에 로봇 도입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로봇을 도입할 경우 인력난을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생산 효율성이 높아진다. 실제 업계 내에서는 약 5배 수준 작업 시간이 빨라지면서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또 위험한 작업 공간에는 로봇이 투입되면서 안전성까지 높일 수 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직접 로봇 도입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 21일 삼성중공업 판교 R&D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로봇 중심의 무인·자동화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미래형 조선소의 기준을 확립할 것”이라며 “획기적 자동화로 조선업의 패러다임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용접로봇이 늘어나더라도 숙련공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일부 공정에서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모든 공정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조선소 현장에서는 숙련공들이 필요한 실정이며, 로봇이 도입되더라도 숙련공들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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