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용의자 포함 관련자 11명 하루 만에 검거
러시아, 우크라이나 배후설 주장…“테러범, 우크라이나와 접촉”
우크라니아 측에서는 부인…“책임 돌리려 해”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를 범한 용의자들이 하루 만에 전부 체포됐다. 

24일 연합뉴스가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전날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는 핵심 용의자 4명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잡혔다고 밝혔다. 전날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 이후 인화성 액체를 뿌려 공연장 건물에 불을 지르고 현장에서 도주한 상태였다.

당국은 도주하던 르노 승용차와 추격전 끝에 핵심 용의자들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카로프 권총과 AK-47 소총 개량형인 AKM 돌격소총 탄창, 타지키스탄 여권 등이 용의자들의 차량에서 발견됐다. 

FSB는 우크라이나가 배후라고 주장했다. FBS는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브랸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지역이다. FBS는 추가 공범을 찾아내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검거된 용의자 중 샴숫딘 파리둔(26)은 신원 미상의 '전도사'라는 인물로부터 애초 50만루블(약 730만원)을 대가로 약속받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그가 실제 전달받은 돈은 그 절반가량에 불과했지만 지시자로부터 '나중에 100만 루블(1천461만원)을 주겠다'고 재차 약속받았다고 한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 편집장인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검거된 용의자 중 샴숫딘 파리둔(26)은 신원 미상의 '전도사'라는 인물로부터 50만 루블(약 730만 원)을 대가로 약속받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그가 실제 받은 돈은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시자로부터 ‘나중에 100만 루블(약 1460만 원)을 주겠다’고 재차 약속받았다고 한다.

사건 조사위원회는 현재까지 테러로 숨진 이들이 총 133명이지만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최소 3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며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선 테러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일은 명백하다”며 “푸틴과 다른 인간쓰레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타지키스탄 외무부는 이번 테러 공격에 자국 시민들이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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