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주 이사회를 열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사태에 대한 자율배상안을 확정한다.
ELS를 판매한 은행들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충당금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올해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ELS 판매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경우 배상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KB금융그룹의 연간 순이익 '5조클럽' 입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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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주 이사회를 열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사태에 대한 자율배상안을 확정한다./사진=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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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은 이번주 일제히 임시 이사회를 열어 ELS 손실과 관련한 자율배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이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배상을 수용하고 이번 주부터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과 접촉해 배상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은행권이 ELS 배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자율배상을 유도하고 나선 영향도 있지만, ELS 관련 리스크가 장기화될수록 올해 성장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은행들이 우려하던 선제적 배상에 따른 배임 논란과 관련해 당국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히면서 법적 리스크에서도 부담을 던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승인이 마무리되면 은행들은 개별 투자자들과 배상비율 관련 협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은행권은 구체적인 배상 규모 산정에 착수한 상태이며, 1분기 실적에 ELS 배상 관련 충당금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부터 7월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투자 규모는 10조483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국민은행 4조7447억원 △신한은행 1조3329억원 △농협은행 7380억원 △하나은행 7330억원 △SC제일은행 6187억원 △우리은행 367억원이다.
손실률 50%, 배상률 40%를 적용했을 때 이들 은행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 규모는 최소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별 예상 배상액은 △국민은행 9489억원 △신한은행 2666억원 △농협은행 1476억원 △하나은행 1466억원 △제일은행 1237억원 △우리은행 73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은 올해 ELS 배상 관련 충당금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LS 판매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배상금 규모가 약 1조원에 달해 KB금융의 올해 연간 순익 5조클럽 입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6319억원의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 5조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나증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ELS 배상에 따른 주요 금융지주의 올해 예상 순익은 △KB금융의 경우 기존 5조1200억원에서 4조6400억원 △신한지주 4조8000억원에서 4조5700억원 △하나금융 3조8300억원에서 3조6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종배상비율은 약 30~35% 내외로 전망한 결과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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