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거래량 최상위권에 나란히 '인버스ETF'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상승세를 시작하자 그와 비례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개인투자자(개미)들도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시각인데,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숏 베팅’은 되려 손실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상승세를 시작하자 그와 비례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개인투자자(개미)들도 늘어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하락을 예상하고 지수 반대편의 흐름에 자금을 싣는 개미들의 행렬이 지난 분기에도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 거래가 가장 많았던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두 ETF는 모두 각각 코스피200·코스닥150 선물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인버스 상품이다. 특히 2X가 붙어있는 인버스 ETF의 경우 하락분의 2배만큼 가격이 움직여 흔히 ‘곱버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국내 증시가 ‘밸류업’ 기대감 등으로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나타난 지난 분기에 인버스 상품을 매수한 개미가 이렇게도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견해가 많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증시가 계속 상승하면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연초 이후 지난 달 29일 종가까지 각각 –9.43%, -9.0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약 3.2%, 코스닥150 선물지수가 8.70% 오른 데다 인버스 2배 구조가 더해지고 복리 효과까지 가중돼 지수 상승분 이상의 큰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기로에 선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시작된 2분기에도 어려운 결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코스닥 지수만 놓고 보면 상승장처럼 보이지만 실제 종목들의 현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지수가 오른 날에도 상승종목 숫자보다 하락종목 숫자가 훨씬 많은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그만큼 특정 섹터‧특정 종목에 편중된 상승세라 내실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반면 국내 증시가 ‘더 오를 것’이라는 측의 논리도 꽤 탄탄하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삼성전자 주가가 이를 방증하는 증거로 활용된다.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8만원선을 넘기며 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는 국내 증시 전체를 소위 ‘하드캐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발 엔비디아 열풍 역시 아직 꺼졌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증시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국면에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기업 이익 싸이클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삼성전자 강세는 종목별 흐름의 확산을 저해하기도 하고, 반도체 이외 업종의 실적 가시성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며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허 연구원은 “영업이익 추정치가 개선되고 있는 유틸리티‧반도체‧필수소비재‧운송/미디어 산업에 관심을 국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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