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다음날인 3일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를 1000㎞로 제한하면서 급격한 궤도변경으로 비행했고, 활공비행 및 측면기동을 확증했다며 이로써 다양한 사거리의 전술·작전·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작년부터 주력하고 있는 주일 미군기지와 괌 미군기지 타격을 위한 탄도미사일 개발 및 실전화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이 2단 연소 종료·분리 후 하강 및 활공 비행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측면기동을 통해 북동쪽 방향으로 전환하면서도 일본 EEZ를 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북한은 2019~2022년 한반도를 사정거리로 삼는 핵탄두 탑재 가능 지대지 단거리탄도미사일의 개발 및 실전화에 주력해왔다. 이후 북한은 2023년부터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발표한 그대로를 평가할 때 “정상비행 시 3000㎞ 내외의 비행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괌기지를 타격하는 능력뿐 아니라 1000㎞ 내외에 있는 주일미군 전시 증원 및 주변에 전개되는 항모함단 타격도 가능하게 하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
|
|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2024.4.3./사진=뉴스1
|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인데도 일본 EEZ에 닿지 않은 것을 볼 때 북한이 여전히 일본과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행보로 보인다”며 “(다만) 협상에서 뭘 얻겠다기보다 협상 분위기로 기시다 정권을 묶어두는 것 자체가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시험발사했던 극초음속미사일은 원뿔형의 기동형탄두가 탑재돼있어 대기권에서 양력 획득이 어려워 실제 극초음속미사일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며 “북한이 이제야 실제 극초음속미사일과 HGV를 개발해 첫 시험발사한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고체추진체를 사용해 신속한 발사 운용도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 교수는 “북한은 또한 핵무기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강조해 극초음속미사일에도 핵무기를 탑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면서 “북한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의 개발은 미군기지가 있는 괌과 나아가 알래스카를 표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화성포-16나형의 이동발사대 차량 바퀴가 7축이니까 액체연료 화성-12형(6축)의 최대사거리로 예상되는 6000㎞ 이상일 수 있어 알래스카는 물론 하와이까지 목표로 할 수 있다”면서 “지난 1월 14일 발사한 것이 원뿔형으로 가형이었고, 어제 발사한 쐐기형을 나형으로 구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군은 이번 북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600㎞라고 했는데, 북한은 오늘 1000㎞라고 하니 극초음속 활강 비행한 400㎞는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런 한편, 북한의 이번 주장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욱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말한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 주장처럼 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관문들이 남아 있다”며 “북한이 SRBM과 IRBM/LRBM에서 고체연료화를 실천적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으나 화성-18 ICBM은 핵탄두를 장착한 채 북한에서 미국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추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
|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2024.4.3./사진=뉴스1
|
그는 또 “특히 KN-23과 KN-24는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정확한 명중률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밀타격을 위한 탄두조종기술을 북한이 온전히 확보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김정은이 자신의 유일한 치적이랄 수 있는 군사 분야의 성과를 과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는 과장된 것으로 평가한다. 한미일이 분석한 결과는 600여㎞”라며 “2단 엔진 점화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2단 엔진연소 중 비행 방향을 변경했다고 주장한 것도 과장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는 '신형 고체 극초음속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로 개발 초기 단계 미사일의 비행성능 시험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이며 일부 기술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단거리 고체 탄도미사일은 개발완료 단계에 있다. 하지만 고체 극초음속 미사일과 ICBM급은 탄두부 열방호ㆍ재진입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특히 합참은 “극초음속 미사일은 아직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선진국들도 개발 중인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무기체계로서 (북한이) 전력화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