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차시장 성장 둔화에 속도조절…전 차종 하이브리드 도입
WSJ "HEV, 전기차 앞서는 최고 인기 차량으로 떠올라"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잇따라 전기차 투자 계획을 수정하거나 투자금액을 낮추는 등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HEV)에 대한 투자는 강화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지난 4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의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전기차 양산을 비롯해 북미 지역의 일부 전기차 출시 계획을 당초 계획보다 1~2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인 3열 SUV 전기차의 출시 시기를 당초 예정했던 2025년에서 2027년으로 2년 늦추기로 했다. 양산 계획 연기와는 별개로 오크빌 공장을 전기차 생산단지로 개편하는 작업은 예정대로 올해 2분기 중 착공할 계획이다.

포드는 2030년까지 모든 전기차 모델에서 하이브리드형 모델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자본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완전 전기차를 적시에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수익성 있는 전기차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 테네시주 '블루오벌 시티' 전기차 생산시설./사진=포드 제공


앞서 제너럴모터스(GM)는 투자 규모 40억 달러(약 5조3500억 원)의 전기 트럭 공장 개설을 1년 간 연기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기름 덜 먹는 차'로만 인식되던 하이브리드 차량이 지금은 순수 전기차를 앞서는 최고 인기 차량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좋고, 친환경적이라는 이점이 있다"면서 "20년 이상 하이브리드의 기술을 축적해온 토요타가 당분간 다른 회사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점유율은 증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만5908대(47.5%)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에서 47.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9763대·32.0%)와 비교하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대 최대 수혜자는 단연 토요타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전력을 쏟을 때 토요타는 내연기관 엔진과 배터리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했다. 지난해 일본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 판매 대수는 2만2056대로 전년 대비 59.2% 증가했다. 특히 렉서스는 지난해 1만3561대를 판매하며 연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완급 조절에 들어간 만큼 당분간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성·유지비 절감·친환경성 등의 장점을 고루 갖춘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