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최근 국내 증시 급락에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거래인 공매도나 대차 잔고가 최근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공매도 금액은 4890억원으로 작년 8월(2385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이는 거래소가 공매도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6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의 비중도 5.42%로 역시 최대다.
공매도 비중은 작년 10월 4.51%로 고점을 찍고서 우하향 곡선을 그려, 코스피가 급등한 올해 4월에 3.32%까지 떨어졌다. 이후 이 비중은 5월 3.65%, 6월 3.81%, 7월 3.86% 등을 거쳐 지난달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별로 보면 지난달 코스피에서 공매도 비중은 7.18%에 달했고 코스닥에서는 2.26%였다. 역시 각각 최고치다.
공매도란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을 뜻한다. 향후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 공매도분을 상환하면서 시세 차익을 얻고자 하는 거래다.
이처럼 공매도가 늘면서 대차거래 잔고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이달 1일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주식 수는 22억526만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차거래 주식 수는 지난 8월 3일부터 21억주대로 올라섰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등이 주식이 필요한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거래다.
대차거래가 반드시 공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많으면 대차거래도 늘어난다.
이에 따라 공매도와 대차거래의 최근 증가는 향후 장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공매도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대응하는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들이 하락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매도와 대차잔고의 증가만으로 증시의 추가 하락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심하다 보니까 이에 대응하는 헤지거래 수요도 많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