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방산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KAI는 미국 전술훈련기 사업을 수주한다는 방침인데 계약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미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다른 국가로의 수출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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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의 FA-50./사진=KAI 제공 |
◆수출 확대 전략 주효…미국까지 공략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지난해 1조8330억 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563억 원보다 9767억 원(114.1%)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해 수출 비중은 48.3%를 기록해 전년 30.9% 대비 17.4%p(포인트) 상승했다.
KAI의 수출이 늘어난 것은 폴란드에 경공격기 FA-50을 납품했기 때문이다. KAI는 그동안 꾸준하게 수출 확대 전략을 펼쳐왔고, 이러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지난 2022년 FA-50 48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납품이 시작되면서 실적에 반영됐고, 잔여 물량 36대가 남아있는 상태다.
KAI는 수출 확대 전략을 통해 지난해에도 말레이시아에 FA-50 수출 계약을 따냈으며, 중동과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KAI는 이에 그치지 않고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AI가 목표로 하고 있는 사업은 미국의 전술훈련기 도입 사업이다. 미국은 훈련기 노후화로 인해 새로운 훈련기 도입이 필요해졌고, KAI는 고등훈련기 TA-50과 FA-50을 통해 사업을 따낸다는 계획이다.
미국 해군과 공군을 합쳐 총 500대 수준을 납품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운용·유지비용을 고려하면 사업 규모는 최대 50조 원이 예상된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협력체계를 통해 사업을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는 록히드마틴과 오랜 기간 공동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협력체계를 구축한 상태”라며 “정부에서도 K-방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KAI의 미국 훈련기 시장 진출을 위해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 성공 시 글로벌 판매 확대 계기 마련
KAI의 미국 시장 진출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도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 도전했지만 보잉-사브(SAAB)에 밀리면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당시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저가 공세를 통해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KAI는 이번에는 수주를 따낼 것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저가 수주에 나섰던 보잉-사브가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워낙 낮은 가격으로 수주하다 보니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보잉-사브 사례가 무리하게 저가로 수주할 경우 사업을 완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이번에는 저가 공세에 KAI가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AI가 미국 훈련기 사업을 수주할 경우 대규모 일감 확보는 물론 해외 고등훈련기 및 경전투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수출에 성공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수출길이 확대될 전망이다. 먼저 미국의 우방국인 캐나다와 호주 등으로 수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미국 수출은 기술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로 전 세계적으로 KAI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미국의 성능평가는 까다롭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를 통과하면 다른 국가에서도 기술력은 검증됐다고 본다. 이에 미국 수출 성공 시에는 수출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KAI는 훈련기 시장에서 F-16을 운용하는 모든 국가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훈련기 제작 시 록히드마틴과의 협력을 통해 만들었고, 조종 시스템도 상당히 유사해 수출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KAI 관계자는 “KAI의 훈련기는 록히드마틴의 전투기 F-16을 원형으로 하고 있어 미국에서도 운용비를 줄일 수 있다”며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해 글로벌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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