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엔진 생산 1만대 출하…45년 만에 거둔 성과
항공엔진 사업 육성 통해 독자 엔진 기술 확보
2025년까지 400억원 투자해 스마트 엔진 공장 완공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유무인 전투비행체계에 적용할 첨단항공엔진 개발은 필수다.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통해 6세대 전투기에 들어가는 엔진까지 확보하겠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지난 12일 항공엔진 1만 대 출하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이 항공엔진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는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항공엔진 사업 키운다…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5년 만에 항공엔진 1만 대 생산을 달성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항공엔진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1979년 공군 F4 전투기용 J79엔진 창정비 생산을 시작으로 항공기와 헬기는 물론 선박에 들어가는 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공군의 주력기 엔진 생산은 물론 5700대의 엔진을 유지·보수·정비하면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엔진 설계부터 제조 사후 관리까지 도맡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국내 방산 기술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항공엔진 사업을 더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해외 업체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국산화 기술을 협력생산에 나섰다면 향후에는 독자적인 엔진 기술을 확보해 국내 방산에 기여함은 물론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2030년 중후반까지 KF-21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엔진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또 인공지능(AI), 유무인 복합운용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에 탑재되는 엔진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광민 항공사업부장은 “항공우주산업은 미래에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라며 “2028년 매출 16조 원, 2032년 매출 20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항공우주사업이 많은 기여를 하겠다”고 말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이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항공엔진의 핵심 창원 제1사업장…국산화·스마트화 앞장

항공엔진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창원공장을 직접 보면서 기술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 7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창원에만 3개의 공장이 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창원공장 중에서도 제1 사업장으로 핵심 공장이다. 이곳은 항공기 엔진 및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창원 제1 사업장에서 가장 먼저 엔진조립 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실제 항공기에 들어가는 엔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엔진 길이만 약 4미터에 달했으며,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어 보기만 해도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다. 엔진은 모두 수작업을 통해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국산화에도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승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생산담당 임원은 “엔진의 주요 골조는 국산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며 “FA-50 엔진의 경우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 42종을 국산화하면서 국산화율 36%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F-21에 들어가는 엔진의 경우 국산화율은 약 40% 수준”이라며 “현재 5대는 납품해 시운전을 진행 중이며, 2026년부터 2032년까지 본격적으로 납품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1만호 엔진 'F404'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엔진조립 공장에 이어 엔진 시운전실을 방문했다. 엔진 시운전실은 조립이 완료된 엔진이 성능이 제대로 나오는지 평가하는 곳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운전실은 현재 군에서 사용하는 모든 엔진에 대한 시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시운전실은 벽두께가 2미터로 두꺼웠는데 이를 통해 방음과 방진 등이 가능했다. 엔진이 시운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엔진 가동 레버를 당기자 엔진에서는 푸른 불꽃이 나왔고, 폭발음도 들을 수 있었다. 

이승두 임원은 “여러 가지 테스트를 거치는데 최소 이틀이 걸린다”며 “모든 기능이 만족해야 최종적으로 완성이 된다”고 말했다.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스마트 공장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엔진조립 공장과는 다르게 대부분이 자동화된 게 특징이었다. 공장에 들어가자마자 무인운반차량이 부품들을 자동으로 옮기고 있었고, 대형 화면을 통해 공장의 운영 상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화면에서는 현재 어떤 부품이 생산되고 있고, 가공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생산 공정에서는 로봇팔이 스스로 공구들을 옮겨주고 있었으며, 가공이 끝나면 다시 무인운반차량에 공구를 실었다. 

조웅해 파트장은 “가공할 때 사업의 개입 없이 이뤄지면서 똑같은 품질로 가공이 가능하다”며 “창고에는 600여 개의 셀이 있는데 고유번호를 입력해 호출하면 무인으로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1만 대 생산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김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장은 “사람도 1만 시간을 투자하면 그 분야에서 달인이 된다고 한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엔진 1만 대를 생산한 만큼 눈 감고도 엔진을 만들 수 있는 달인의 경지에 오른 회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5일 창원1사업장에서 1만번째 엔진인 공군 TA-50 훈련기의 F404엔진을 생산하면서 ‘항공엔진 1만대 출하식’을 개최했다. 출하식 이후에는 KF-21에 장착할 F414엔진을 생산하기 위한 스마트 엔진 공장 착공식도 진행했다. 2025년까지 약 400억 원을 투자해 IT 기반의 품질관리와 물류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엔진 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