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하면서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라는 총선 민의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16일 오전 브리핑)
"지금 당장 민생 경제, 외교 안보를 대한민국 모든 부분을 살리기 위해 바로 영수 회담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 16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 만나 발언)
"예전에 탄핵당했던 어떤 대통령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총선 민심을 제대로 읽은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 16일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야권이 이에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국무회의를 통한 총선 입장 발표는 벽에 부딪힌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민생'을 11회 언급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냈다. 지난 2년간의 국정 운영을 반성한 후,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수용하고 오직 국민 민생만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발언 내내, 지난 주 있었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하나씩 반성하듯이 분야별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모자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며 "무엇보다, 어려운 서민들의 삶을 훨씬 더 세밀하게 챙겼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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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국무회의실에서 2024년도 제1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 발언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국회와의 협력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은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국민께서 바라시는 변화가 무엇인지, 어떤 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인지 더 깊이 고민하고 살피겠다"며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윤 대통령 발언에는 국회와의 협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담겨 있지 않았다. 그럴듯한 대국민 메시지로 포장했지만, 알맹이는 없는 셈이다.
이에 관련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대대적인 비판을 가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는 의미"라며 "윤 대통령은 '총선 결과는 정부 국정운영이 국민들로부터 매서운 평가를 받은 것이라, 이렇게 받아들인다'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무회의에서 나온 (대통령) 발언이라 국정운영 차원에 중점을 두고 발언한 것으로 이해하면 되고, 앞으로 많은 소통의 기회가 있고 형식에 맞는 더 좋은 내용으로 국민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어떤 시점이 국회, 야당과 소통하기에 적절한 시점인지, 여당 지도체제가 완전히 갖춰진건 아닌 것 같아 여당과 야당을 위해 최소한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누구를 만나느냐 그런건 모두가 다 열려 있다, 국민을 위해 무엇이든 한다, 못할 게 뭐 있나"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정 방향에 대해 "국정 기조 방향은 지난 대선을 통해서 응축된 우리 국민의 총체적 의견이고, 그 뜻을 받아서 윤석열정부 집권했고, 그 뜻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 사건, 선거로 국정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건 국민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우리가 추진해온 국정 기조나 원칙, 방향은 가져가되 그간 제기된 기술적 문제, 소통 문제, 지역 예산 문제, 입법 문제 등 이런 것을 잘 조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윤 대통령으로서는 향후 예고된 인적 쇄신 효과를 극대화하고, 3년이라는 남은 임기를 이끌어 갈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불통 문제부터 풀어야 하게 됐다.
윤 대통령이 극적으로 국회와의 협력을 만들어 국민의 뜻, 민심을 최우선시하고 국민이 체감할 만큼의 민생 변화를 이끄는데 성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