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때 '황제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올들어 중국 수요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던 화장품주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기세가 한풀 꺾인 데 이어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조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1만3500원(3.91%) 내린 33만20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2일 세운 연중 고점(44만5000원)에 비하면 25.39% 하락한 수치다. 시가총액도 전날 20조1974억원에서 이날 19조4082억원으로 7892억원 줄며 시가총액 순위 7위에서 10위로 밀려났다.
'황제주'로 명성을 날리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월 8일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분의 1인 500원으로 분할해 재상장했다. 몸집을 줄이고 귀환한 이후 거래가 급증하며 시가총액 5위에 오르는 등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메르스 등의 여파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며 상승세가 꺾인 이후 좀처럼 종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위안화 절하와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 중국발 변수가 중국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모레퍼시픽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발표된 8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을 기록하며 7월 수치인 50과 시장예상치 49.8을 밑돌았다.
한편에서는 공매도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공매도 규모는 1973억원이었지만 이달 들어 3일까지 단 3거래일 동안 697억원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계열사 중 한곳인 에뛰드하우스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간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당초 8월초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조사가 길어지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