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업계 경쟁 심화와 함께 중국 이커머스 업계의 본격 상륙으로 비상이 걸린 쿠팡은 공정위 규제까지 더해지며 고민이 커졌다.
쿠팡은 공정위의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지적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또 PB상품을 유리하게 진열하는 대형마트는 놔두고 쿠팡의 PB상품 진열만 규제한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24일 쿠팡에 따르면 PB상품 제조사의 90%는 중소업체다. 쿠팡은 대기업의 시장 장악으로 생존이 어려운 우수한 중소기업의 PB상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쿠팡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고객들에게 분명하게 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수한 PB상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제품 판매를 지원하고 더 나은 할인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5년간 1조2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1일 언론을 통해 쿠팡 임직원이 PB 상품 구매 후기를 작성하도록 해 검색순위 상단에 올리게 한 행위를 전원회의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말한 데 따른 반박이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달 중순께 전원회의를 열고 쿠팡 자사 우대 행위의 제재 여부·수위 등을 심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임직원 상품평을 통해 PB상품을 상단에 노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쿠팡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은 상품평 뿐만 아니라 판매량, 고객 선호도, 상품 정보 충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노출하고 있고 임직원 체험단의 평점은 일반인 체험단 평점보다 낮은 수준으로 작성될 정도로 까다롭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공정위가 이 사건의 본질을 'PB 자사우대'인 것처럼 보고 있지만 실제 이 사건의 본질은 모든 유통업체에서 이루어지는 '상품 진열 방식'이라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공정위는 이 사건에서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상품을 우선 보여주는 것을 ‘알고리즘 조작’이라고 문제 삼고 있다"며 "유통업체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유통업의 본질이며 온·오프라인 불문한 모든 유통업체가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이러한 유통업의 본질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공정위는 소비자가 원하는 애플, 삼성 등에서 출시된 신제품을 우선 노출한 것에 대해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아이폰’을 검색했을 때, ‘신형 아이폰’을 우선 보여주는 것을 알고리즘 조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안전성과 품질을 갖춘 정품 화장품과 계절별 맞춤 상품이 우선 노출되는 것을 문제로 여기는 한편, 최저가 수준으로 가장 빠르게 배송되는 상품을 고객들에게 먼저 소개하는 것 역시 알고리즘 조작으로 보고 있다고 쿠팡은 지적했다.
또 "공정위 주장대로 유통업체의 검색 결과에 기계적인 중립성을 강제한다면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찾기 어렵게 되고 신규업체의 시장 진입과 중소업체의 판매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유통업체에게 구글, 네이버 등 검색 서비스에 요구되는 중립성을 요구하는 나라는 전세계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또 대형마트는 대부분의 인기 PB상품을 매출이 최대 4배 오르는 '골든존' 매대에 진열하는 상황에서 쿠팡 PB 진열만 규제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도 주장했다.
쿠팡은 "대형마트 인기 PB상품 10개 중 9개는 매출이 최대 4배 상승하는 골든존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공정위는 쿠팡 PB(온라인 PB) 노출만 문제 삼고 있다"며 "PB상품 매출 비중 30% 대기업 대형마트는 놔두고, 매출 비중 5% 온라인PB(쿠팡 PB)만 이중잣대로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PB 자사우대를 통해 쿠팡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는 공정위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코로나 확산기에 타사 마스크 가격이 개당 1만 원 이상으로 폭등했을 때에도 PB 마스크 가격 동결하여 500억 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고물가 시대 고객들에게 저렴한 생수(탐사)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6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 PB를 납품하는 90%는 중소업체로, 쿠팡은 대기업과 경쟁하는 우수한 PB상품을 제조·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제품 판매를 지원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할인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5년간 1조2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 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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