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한진이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을 받는 등 흥행에 성공, 발행액을 기존보다 대폭 증액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 그쳤다. 이는 회사채 일부를 보유 현금으로 상환, 부채를 감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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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사진=한진 제공 |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한진은 1.5년물 270억 원, 2년물 400억 원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이자율을 각각 3.420%, 4.064%로 확정했다. 발행일은 이날이며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다.
한진은 애초 1.5년물은 200억 원을, 2년물은 300억 원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수요예측 결과 1.5년물에는 620억 원, 모집액 300억 원의 2년물에는 1010억 원 등 총 1630억 원을 확보했다.
한진은 희망 금리 밴드로 개별 민평 금리에서 1.5년물은 -50bp(1bp=0.01%)에서 0bp, 2년물은 -40bp에서 0bp까지를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한진은 1.5년물에서 -150bp, 2년물에서 -99bp에서 물량을 채웠다.
비우량채(A급 이하)에 대한 우호적인 투심이 확인됨에 따라 관련 업계에선 한진이 최대 1000억 원 증액 발행을 검토할 것으로 점쳤다. 예측은 크게 빗나가 170억 원 증액애 그쳤다. 이는 한진의 부채 감소 노력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지난 몇 년간 대전메가허브터미널 구축 등 300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다만 한진의 재무개선 노력으로 2019년 237%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73%로 감소했다.
발행 자금은 차환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기준 850억 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다가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달부터 6월까지 상반기 만기 회사채까지 합하면 총 1000억 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400억원 가량을 자체 보유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셈이다. 한진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전략을 택했다. 한진은 지난해 7월 4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500억 원의 보유 현금으로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상환했다.
높은 수요와 우수한 한진의 펀더멘탈(기초체력) 덕에 이번 발행 회사채가 완판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575억 원의 현금성 자산(지난해 말 기준)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 역시 차환과 상환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더욱이 한진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35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했지만 2분기 이후에는 대전 메가 허브 터미널의 본격 운영을 통해 신규 물량을 유치하고 주요 항만 거점의 인프라를 확충해 물류 사업의 영업력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진 관계자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중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현금을 상환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자금 조달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더욱 높여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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