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경기 하남갑 당선)을 차기 국회의장으로 추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과 맞섰던 이미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의원 표결로 선출되는 국회의장 선거까지 일각의 입김이 작용하면 안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당원 게시판 ‘블루웨이브’엔 ‘상반기 국회의장은 무조건 추미애!!’ ‘추미애가 국회의장이다’ 등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심지어 ‘국회의장 선출 시 당원이 바라는 것은 추 당선인(의 당선)일 것’이라며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을 선출할 때 기명투표로 진행해 구체적 투표 명단까지 공개해야 할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잼잼자원봉사단을 비롯한 강성 지지층은 추 당선인을 국회의장으로 추대하자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추 당선인은 국회의장 후보경선 구도가 형성되면서 국회의장이 ‘기계적 중립’을 지킬 필요가 없다며 이른바 ‘선명성 경쟁’의 불을 당긴 바 있다.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서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 그걸 추진해야 한다”며 “갑자기 옳은 방향으로 갈 듯 폼은 다 재다가 갑자기 기어를 중립으로 확 넣어버리고 멈춰버린다”고 과거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을 한꺼번에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다소 거칠기까지 한 강성 발언에 강성 지지층 사이에 윤석열정권을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도록 추 당선인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과거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당시 검찰총장을 맡고 있던 윤 대통령과 맞섰던 추 당선인은 ‘추다르크’ ‘여성전사’로까지 불렸다.
하지만 추 당선인의 ‘공격 일변도 전략’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당내 의견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추 당선인이 현 윤석열정권을 탄생시키게 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렀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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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친명계 강성 지지층이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을 국회의장으로 추대해야 한단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사진은 추 당선인이 지난 4월 7일 경기 하남시 위례스타필드시티 앞에서 총선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한 민주당 당선인은 통화에서 “국회의장직은 다르다. 법무부 장관과 당대표 역임 당시에도 너무 불안한 면이 없지 않았다”면서 “리더십이라 하면 안정감 속에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일부 강성 당원의 입김에 따라 후보가 입법부 수장이 될 경우 지속적으로 한 정당의 강성파에 의해 국회가 좌지우지되면서 향후 ‘선진 국회’ 달성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국회법 20조 2항은 ‘국회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며 입법부 수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재명 당대표도 지난 19일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서 ‘국회의장 후보자나 원내대표도 당원이 선출하게 하자’는 한 당원의 제안에 대해 “장기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답해 일단 선을 그은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총선에서 나온 민의를 반영하되 협치를 강조해야 할 국회의장 자리마저 강성 당원이 좌지우지한다면 결국 22대 국회는 여야 강성 지지층 간 대결의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강성 지지자들에 휘둘리게 되면 우리 정치는 실종 상태가 된다”면서 “진영 정치의 산물인 만큼 진영 대결을 끝내지 않고선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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