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원가마저 오르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당분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석유화학업계의 부진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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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여수공장 전경./사진=LG화학 제공 |
2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은 1373.3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1300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서는 1400원대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원자재인 나프라를 달러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환율이 10% 상승하면 석유화학업계의 제조원가는 5.61%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나프타 가격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톤당 705달러로 전월 대비 2.9% 상승했고, 연초와 비교하면 7.3% 높아졌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한 데다가 나프타 가격도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원가 부담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업황 부진까지 겹쳤다는 점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에서는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석유화학업체들은 환율 상승 시에는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원가 부담을 상쇄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석유화학업계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서 수출이 쉽지 않은 것이다. 특히 그동안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에서 생산능력을 확충하면서 자급률을 높여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수출은 더욱 어려워졌다.
게다가 수요 부진이 겹치면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가 부담은 높아진 반면 수출 효과는 사라진 셈이다.
석유화학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판매를 확대하면서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익률이 높은 제품 위주로 판매를 하겠다는 전략인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고환율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석유화학업계에게는 악재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까지 1300원 중후반대의 고환율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면서 석유화학업계는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시황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진 상황이라 마땅한 대응책도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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