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여야가 2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정안을 합의 처리하며 협치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야당이 여야 협의 없이 채상병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협치가 막을 올린지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21대 국회는 물론 22대 국회에서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통해 채상병특검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채상병특검법이 여야 간 협의 없이 상정됐다고 반발하며 본회의장을 이탈했다.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상정된 채상병특검법은 재석의원 168명에 찬성 168명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여당 소속 의원 중 김웅 의원은 유일하게 표결에 참석해 찬성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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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이 5월 2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당 주도로 채상병특검법이 강행 처리된 것을 규탄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채상병특검법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의힘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입법 폭주로 협치와 의회정치 복원을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했다”면서 여야 협의 없이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한 민주당과 이를 수용한 김진표 국회의장을 규탄했다.
또 그는 이날 본회의 개최 목적은 채상병특검법이 아닌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를 위함이라고 강조하면서 “채상병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했다면 저희들은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야당과 국회의장이 여야 간 불신을 조성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21대 국회는 물론 22대 국회의 의사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채상병특검법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할 방침이다.
윤 권한대행은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을 선거에 악용하기 위해 정치공세를 해왔다”면서 “마지막까지도 선거에서 이겼다는 자신감으로 일방적으로 (채상병특검법을) 처리하고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겠다는 그런 저의가 깔려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야당 주도로 통과된 채상병특검법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영수회담의 결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합의 처리되며 협치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채상병특검법 강행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복돼 정국은 다시 경색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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