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달 30일 개원하는 제22대 국회가 협치에 대한 국민 요구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가 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법을 합의 처리함으로써 의회정치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야권이 채상병특검법을 강행해 찬물이 끼얹어진 탓이다. 이에 22대 국회에서도 거야의 입법 독주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지난 2일 임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21대 국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채상병특검법이 여야 협의 없이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음에 따라 협치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야당의 ‘입법 폭주’ 프레임을 꺼내들며 향후 의사일정에 협력할 수 없음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야권의 입법 독주와 이를 수용한 김진표 국회의장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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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일 국회본회의에서 야권 주도로 채상병특검법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협치 아닌 독주 민주당을 규탄한다’는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윤재옥 원내대표는 규탄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회에는 기만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제 민주당을 믿을 수 없다. 서로 기만하고 불신이 팽배된 이런 상황에서 국회 의사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어렵다고 본다”라며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더불어 국민의힘은 야권의 입법 독주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맞설 계획임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거부권 건의 시점을) 원내 의원들과 상의해 보겠다”면서 “채상병특검법 입법 과정과 법안의 내용을 보았을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반발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채상병특검법에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28일 재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의힘에서 불출마 또는 낙선한 의원이 현역 의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만큼 이탈표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또 이탈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거부권 행사를 재차 유도해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겠다는 목적이다.
아울러 야권의 입법 독주는 더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채상병특검법에 이어 김건희특검법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박찬대 의원이 3일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22대 국회에서 김건희특검법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지며 김건희특검법을 당론으로 재발의 해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22대 국회 또한 협치보다 대치가 이어지며 21대 국회를 답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학교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22대 국회에서 협치는 이미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협치를 위했던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은 사실상 결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범야권에서 선명성을 보였기에 이재명 대표도 대권 주자로서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선명성을 보이려고 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어설프게 협치에 나설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부상할 수 있어 본인의 대권가도를 위해서라도 이 대표는 협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당 주도로 쟁점 법안이 강행될 것이라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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