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지연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고금리 기조가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은행권 대출금리도 당분간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고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라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연합뉴스 제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연준이 6월에는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예상 시점이 계속 늦춰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와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연 4.708%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 우려는 일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2%)에 이르기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25~5.50% 수준에서 동결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행보가 금리인상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에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위원회의 물가상승률 목표(2%)에 대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는 문구를 새로 넣었다. 파월 의장도 “지금까지 데이터는 금리인하가 적절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면서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목표 수준에 이르기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다시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은 연 3.48~5.868%로 지난 1월 말(연 3.450~5.825%)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모두 높아졌다. 상단은 0.043%포인트, 하단은 0.030%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 기준)여기 3개월 새 연 4.200∼6.200%에서 4.300∼6.330%로 상·하단이 0.130%포인트씩 높아졌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맞춰 은행들도 선제적으로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여서 은행 대출금리는 당분간 상승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일 주택담보대출 5년 주기 변동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신한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0.1~0.3%포인트, 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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