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회견 후 1년 9개월 만에…도어스테핑 1년반 만에
총선 패배 후 소통 기류 전환…尹 "더 낮고 유연한 소통, 민심 경청"
채상병특검·김여사·의정 갈등·총리 인선·영수회담 등…정국 좌우 분수령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최대한 많은 질의응답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자유롭게 받을 것이고, 주제에 제한은 없다. 브리핑룸에서는 최대한 질의응답에만 집중하겠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지난 6일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한 설명이다.

2022년 8월 중순 가졌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에 윤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선다. 같은해 11월 MBC 기자와의 충돌로 도어스테핑을 그만둔지 1년 6개월 만이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08석에 그치면서 참패한 후 윤 대통령은 '더 낮고 유연한 소통'의 기치를 내걸고 민심을 적극 경청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그 일환으로 읽힌다.

앞서 지난 한달간 이번 기자회견 개최를 놓고 여러 방식의 시나리오가 대통령실 내부에서 검토됐고, 그 결과물로 윤 대통령이 모두 발언 후 무려 한시간에 걸쳐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으로부터 별의별 질문을 자유로이 받아 답하는 방식으로 정해졌다.

윤 대통령은 먼저 9일 오전 집무실에서 영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지난 2년 간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와 정책 추진 상황을 설명한 후, 향후 3년 간 국정 운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 취임 2주년 기자회견 개최 이틀 전인 2024년 5월 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히면서 민정수석 복원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기자회견에서 나올 현안은 다방면에 걸친다. 10개 안건으로 좁히기 어려울 정도다. 최소 20개에서 40개까지 질의응답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기자들을 만나 "제한된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영역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이 국민의 마음이기 때문에 하나의 소재,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만 1시간 내내 질문이 집중되는 것은 국민들에게도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모든 영역에 걸쳐 질문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그 부분에 대한 기자 분들의 협조도 있어야 되는 상황"이라며 "(질문 내용과 주제에 대해) 제한은 없다"고 재확인하고 나섰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주제에 대해서 (기자분들이) 질문하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너무 뻔한 질문, 예를 들면 '2년간의 소회를 밝혀 주십시오' 이런 질문들도 가끔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질문보다는 '국민들이 정말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 위주로 준비하자' 그런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예상 질문 범위는 특정 법안부터 거시적인 차원까지 아우른다.

우선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채상병특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가 대표적이고, 그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통과를 벼르고 있는 '김여사특검' 또한 관심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증원 방침으로 촉발된 '2000명 의대 증원' 의정 갈등도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 해법을 묻는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현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한 이상, 차기 총리 인선에 대한 기준 및 당위성 설명도 필요하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을 첫 영수회담에서 만나 언급했던 여러 회담 의제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지금까지 9차례 행사한 거부권 여부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확답할지 주목된다.

1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질문이 쏟아질게 분명하고, 윤 대통령의 답변 내용 자체가 정국을 좌우할 트리거(방아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