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성명서를 내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7일 "낙후된 축구 저변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하는 현 집행부의 졸속행정 때문에 한국 축구가 퇴보하고 있다"며 "정몽규 회장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 축구는 최근 실망스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졸전 끝에 요르단에 패해 탈락했고, 지도력이 실종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다. 클린스만 감독 후임 선임에 난맥상을 드러내 황선홍 U-23(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게 3월 A매치 때 임시로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는 상황이 연출됐다. 곧이어 열린 U-23 아시안컵 겸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황선홍 감독이 이끈 U-23대표팀은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 신생 단체인 한국축구지도자협회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더팩트 제공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자 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가운데,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초, 중, 고, 대학, 일반, 프로 지도자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으로 지난 2월 창립총회를 하고 지난달 9일 출범한 신생 단체다. 설동식 전 서귀포고 감독이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둔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긴 것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우연한 결과가 아닌 예고된 참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래전부터 주먹구구식 감독 선임에 대한 경고를 쏟아냈으나 정몽규 회장 및 집행부는 이러한 우려를 묵살했다. 이런 준비 과정의 무사안일로 인한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대참사로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2013년 취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는 그간 선배, 후배들이 공들여 쌓아 올린 한국축구의 위상과 자긍심을 그의 재임 기간 모두 무너뜨렸다"면서 지난해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시도, 불투명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 정 회장이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 시절에 도입한 K리그의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 등을 거론하며 정 회장을 직격 비판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의존해 성과와 열매만 취해온 협회 지도부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정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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