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LG디스플레이가 TV용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 매각을 위한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광저우 LCD 공장 매각 관련 심사 절차를 밟기 위한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 고도화를 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큰 그림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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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말 수익성이 낮은 LCD TV 패널의 국내 생산을 종료하는 등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해 왔다.
공장 매각 협상 대상자로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중국 가전업체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 중국 가전업체 스카이워스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이들과 재무적 투자자(FI) 등 4∼5곳이 LG디스플레이 측에 인수의향서(LOI)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DSCC는 소식통을 인용해 CSOT가 광저우 LCD 공장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한 바 있다. CSOT는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쑤저우 8.5세대 LCD 공장을 인수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매각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공시를 통해 “LCD에서 OLED 중심 사업 구조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며 "광저우 공장 등 LCD 자산의 전략적 활용에 대한 다양한 검토를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나 결정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광저우 공장 매각이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실적 악화와 재고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산 액정표시장치(LCD)가 활개를 친 탓에 LG디스플레이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재고가 쌓이는 등 악재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수치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2조 원을 웃돌았던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 규모는 2021년 3조3504억 원까지 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1조3310억 원, 영업손실 2조509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20.3% 증가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실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OLED 매출 비중을 57%까지 끌어 올리고 131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애플이 발표한 신제품 출시 소식 역시 LG디스플레이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애플은 7일(현지시간) 첫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하는 아이패드 신제품에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디스플레이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는 투명 OLED도 이 회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개통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국내 최초로 철도용 투명 OLED를 공급했다. 이에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부터 중국 베이징, 푸저우, 선전 등 주요 도시 지하철과 일본 JR 동일본 열차 등 해외에 철도용 투명 OLED를 공급해 왔다.
삼성전자와의 협업 또한 LG디스플레이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OLED TV 라인업에 변화를 준 삼성전자에 패널을 제공하는 점도 실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를 주력으로 출시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를 장착한 TV를 선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장과 대외환경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OLED 중심의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 구조 개선, 운영 효율화에 전사 역량 집중해 사업 경쟁력과 미래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해 나갈 것”이라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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