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내년 상반기 본격 출범한다. 이로써 하루 12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고 수수료 경쟁에 따라 거래비용이 절감되는 등 주식 투자자의 편익이 향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등 유관기관과 함께 'ATS 운영방안 세미나'를 개최해 세부적인 운영 방침을 공개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작년 7월 넥스트레이드가 ATS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대체거래소 제도 도입 이후 10여년 만에 해외 주요국처럼 본격적인 증시 인프라 경쟁이 시작된다"라고 의미를 규정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우선 거래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으로 정해졌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오전 8시 50분)과 애프터 마켓(오후 3시30분~오후 8시)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 주식거래 시간은 현행(오전 9시~오후 3시 30분)보다 5시간30분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로써 직장인 투자자도 퇴근 시간 이후 편리하게 주식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금융위는 전했다.

한국거래소의 시가 예상체결가 표출 시간과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도 바뀐다. 호가를 접수한 뒤 하나의 가격으로 동시에 체결하는 단일가 매매와 가격이 합치되는 즉시 매매체결이 이뤄지는 접속매매 차이를 활용한 시세조종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거래소의 시가 단일가 매매 시간은 현행 오전 8시 30분~오전 9시를 유지하되, 예상체결가 표출 시간을 10분간(오전 8시 50분~오후 9시)으로 줄인다. 해당 10분간 넥스트레이드는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한다.

한국거래소의 종가 단일가 매매는 5분간(오후 3시 25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하고, 해당 5분 동안에도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는 중단된다.

호가 종류도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 지정가 호가'가 추가될 예정이다.

가격 상황에 연동되는 새로운 호가 유형이 도입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보다 다양한 거래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당국은 기대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수수료 경쟁에도 나설 전망이다. 넥스트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인하하며,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동시에 운영됨에 따라 통합적인 시장 관리·감독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증권사가 투자자 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하는 '최선집행의무' 본격 적용된다. 지금까지 단일시장이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최선집행의무가 도입돼 있음에도 실제로 적용된 바는 없었다.

금감원은 조만간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확정·제시하고 증권사는 이에 따른 시스템을 마련해 투자자 주문을 자동으로 집행한다.

공매도 관리·감독 문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넥스트레이드에서도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 등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 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각의 직전체결가를 기준으로 운영된다.

넥스트레이드 정규시간에만 공매도가 허용되고,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고 가격 급변 위험이 있는 프리·애프터 마켓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된다. 가격변동폭과 시장안정 장치, 시장감시 및 청산·결제 역시 한국거래소와 동일하게 실시된다.

넥스트레이드의 가격 변동 폭은 전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30%이며,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를 비롯한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등도 즉시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넥스트레이드 결제도 한국거래소와 마찬가지로 거래일부터 이틀 후(T+2)에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ATS 도입 취지에 맞게 제도를 추가 정비해 나갈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법규를 개정해 투자자 수요와 관심이 큰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도 ATS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ATS에서 거래하는 기관투자자의 어려움이 없도록 거래소와 동일하게 ATS에서 주식을 취득하여 5% 이상 보유하는 경우에도 공개매수 의무를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금융위는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