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에 1조7000억 추가 투입…지분율 50.53%
2030년 매출 30조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 전망
"전기차 시대 종합 자동차부품 그룹으로 도약"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에어컨과 히터 등 자동차 공조 부품 분야 세계 2위 업체인 한온시스템이 국내 1위 타이어 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품에 안긴다.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타이어부터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까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한층 탄탄해질 전망이다.

이번 인수에는 자동차 열관리시스템 제조사를 품고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조현범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한온시스템 인수는 조 회장이 10년 간 공들여온 건으로 업계는 인수 후 사업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총 1조 733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같은 날 한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분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한온시스템 지분 50.53%를 보유하게 되며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지난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1조8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까지 포함하면 한온시스템 인수에 총 약 2조8000억 원을 투입하는 것이다.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조 회장은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한온시스템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지난 2014년 한온시스템(구 한라비스테온공조) 최초 지분 인수 당시부터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타이어, 자동차용 열 관리 시스템(TMS)을 결합한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 왔다.

조 회장은 지난 10년간 한온시스템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주목했다. 일시적 대규모 자금 투자를 통한 지분 확보, 경영권 인수 등 기존 대기업,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방식과는 다르게 오랜 기간 한온시스템의 기술력, 경영 전략, 기업문화 등 펀더멘털을 철저하게 검증하며 기업 인수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인수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말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 그룹의 글로벌 자산총액은 약 26조 원 규모로 성장해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인수로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 배터리에 이어 열 관리 시스템까지 전기차 관련 핵심 부품 사업군을 아우르는 종합 자동차부품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긴 시간 공들인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서 득과 실을 충분히 잘 따져봤을 것"이라면서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금 소진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한국타이어와 관련해 신용등급(AA/안정적)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신평은 "인수 자금이 빠지고 차입 부담이 큰 한온시스템이 재무제표상 연결 편입되며 재무 구조는 나빠질 것"이라며 "그러나 종전 재무역량, 인수 뒤 영업 기반, 포트폴리오(사업 부문)가 넓어지는 효과 등을 볼 때 신용도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가 영업 기반의 현금 창출력이 뛰어나고 작년 말 기준 순현금 1조6147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온시스템의 인수가액(1조7330억 원)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신평은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AA-/부정적)에 관해서는 하향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사모펀드에서 한국타이어로 최대 주주가 바뀌며 고객 기반 확장 등 시너지(모기업과의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3651억 원의 유상증자 대금이 유입돼 차입 부담을 다소 덜 수 있다는 이유다.

한신평은 "앞으로 한국타이어가 이익창출력을 유지·강화하고 한온시스템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잘 만들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한온시스템은 과중한 배당금의 지급이 현금 흐름을 제약했던 만큼 배당 정책의 변화 여부를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전체 설계부터 부품 공급까지 아우르는 세계 2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9조5593억 원을 기록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현재 현대차그룹, 포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지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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