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에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따라서 중국의 수입이 감소하는데 따른 충격은 중국 경제와 거의 연동하다시피하는 뉴질랜드나 호주를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은 지난 2003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으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5.1%에 이른다. 중국의 수입은 그러나 올해 1∼7월에 14.6%나 대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한국의 수출은 4.9% 줄었고, 지난 8월 수출은 14.7%나 급감했다.

여기에다 중국이 추가로 위안화를 절하하면 국내총생산(GDP)이나 수출 측면에서 한국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가디언은 지금 중국의 수입 감소 추세가 하반기까지 그대로 이어지면 GDP 대비 비중으로 따질 때 한국의 수출은 뉴질랜드와 호주 다음으로 큰 충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올해 중국의 수입이 1~7월 추세처럼 14.6% 감소하는 것을 가정한 것으로 한국의 수출액은 138억8000만 달러(16조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GDP의 1.9%에 해당하는 35억4000만 달러, 호주의 경우 GDP의 1.7% 수준인 252억달러의 수출액이 사라질 것으로 추정됐다. 절대적인 수출액으로 따질 때에는 한국은 호주와 일본(180억8000만 달러), 독일(141억7000만 달러) 다음으로 많은 감소폭이 예상됐다.

중국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지난 1월 10.7%에서 7월 9.9%로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의 샤론 램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전문방송 CNBC를 통해 한국을 '고장 난 수출 기계'라고 묘사하면서 "중국은 수출을 더 늘릴 것이며, 수출 품목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품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8월 수출이 매우 부진하게 나오면서 모건스탠리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2.3%로 낮췄고, 내년 전망치도 3.2%에서 2.2%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기 때문에 중국과의 수출 경쟁에서는 불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달러화 강세가 심해지면 앞으로 위안화 절하폭이 상당히 확대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위안화 가치가 10% 절하됐을 때 주요국 가운데 한국의 GDP와 수출액이 당초 전망치보다 가장 큰 폭으로 줄어 위안화 절하의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위안화 10% 절하 때에 내년 한국의 GDP는 7월 전망했던 것보다 1.16% 감소할 것이며, 수출은 1.13%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4%에서 2.5%로 0.9%포인트나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 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와 이탈리아의 GDP가 당초 전망보다 각각 0.32%, 0.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 국가보다 한국이 4배가량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서는 미국과 일본, 인도 등에서 위안화 추가 절하 때 각각 0.59%, 0.58%, 0.5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수출업체들이 일부 시장에서 독일이나 한국, 일본, 미국의 기업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급격한 위안화 절하로 인한 중국의 경쟁력 개선은 이들 나라의 수출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중국이 '깜짝' 위안화 절하에 나서기 하루 전인 10일 이후 지난 7일까지 한 달 새 3.96%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