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감독은 7일 오전 서울시의회 문광위를 전격 방문하여 의원들과 1시간여 간담회를 가졌다. 동아일보는 “정명훈, 출석요구 불응 깨고 서울시의회 깜짝 방문...왜?” 제하의 기사에서, “정 감독의 이번 의회 방문은 10여년 만에 이루어진 최초의 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의원들의 항공권 부당사용에 대한 질의에 정 감독이 사실상 유감 표명을 했다”는 참석자들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8일 오전 재계약을 추진하려는 서울시향의 문광위 업무보고가 예정되어 있다.
지난 8월 항공권 부당사용에 대한 금액이 1억 3천여만 원에 이른다는 송재형 서울시의원의 보도자료가 대서특필되자 미온적이던 종로경찰서 수사가 활기를 띠고, 정 감독을 옹호하며 박현정 전대표를 음해했던 익명의 서울시향 직원들에 대한 서울시경찰청 수사도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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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감독. /사진=연합뉴스 |
금년 말까지 재계약을 하겠다며 수사결과를 기다려오던 서울시향이었다. 8월 들어 여론이 심상치 않자 9월 중에 재계약을 하겠다며 방침을 바꾼 것이다. 서울시향 대표는 8월 하순 문광위 간담회에 나와 의원들을 설득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이에 반발하듯 정 감독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며 27일자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몽니를 부렸다.
정 감독의 조선일보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서울시향 이사회 이사진이나 서울시의회 문광위 의원들의 입장은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점에 정 감독의 의회 깜짝 방문이 이루어진 것이다. 재계약에 싸인하지 않겠다던 정 감독이 의회출석을 거부하던 소신까지 꺾으며 머리를 숙인 것도 의아할 뿐 아니라, 시의회 문광위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이러한 이벤트를 성사시킨 서울시향도 그 진정성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재계약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거꾸로 경찰의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꼼수라 할 것이다. 수사의 실익을 계산할 수밖에 없는 경찰에 정 감독에게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는 압박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문광위는 오늘 서울시향의 업무보고에서 수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재계약을 미루는 것이 시민들이 뜻임을 분명하게 전해주기 바란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