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경제 회복세 발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까지 올려잡았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 내수와 건설경기 회복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한 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상향 조정한다./사진=김상문 기자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통상 6월 하순 발표하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2.2%)를 상향 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 안팎에선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폭 높인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로 시장에선 정부가 최대 2%대 중반까지 올려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들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기존 2.2%에서 3개월 만에 2.6%로 상향 조정했고, 국내 증권가 역시 전망치를 2%대 중반대로 올려잡았다. 한국은행도 오는 23일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이 지난 2월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다.

정부는 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GDP가 분기별로 0.5~0.6%씩 높아지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1.3%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분기별 성장률이 0%대를 벗어난 것은 2021년 4분기(1.4%) 이후 처음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내수경기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된데 따른 결과다.

1분기 ‘깜짝실적’ 발표 이후 기재부는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에 선명한 청신호”라고 평가하며 성장률 전망치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한국기자단과 만나 “OECD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2.6%로 올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수준은 기관마다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기재부도 그 부분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낙관적인 경제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1분기 경제성장을 이끈 내수가 크게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회복세가 하반기까지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수출 경기 역시 반도체 비중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반도체 쏠림현상이 여전히 두드러졌다. 건설경기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만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선된 경제지표와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사이 괴리는 크다”면서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수경기 역시 하반기까지 지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며, 건설경기 역시 PF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섣불리 경제전망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