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도서관 등에서 목격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 결심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 사이에서 4·10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한동훈 전 위원장에 돌리려는 움직임도 여전히 있지만, 황우여 현 비대위원장이 14일 개인에게 총선패배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도 주목된다.
황 위원장의 발언이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에 사실상 판을 깔아줬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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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11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3차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총선 패배와 관련해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고 책임은 당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정치적 책임을 봉합하자”고 말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주어를 당으로 했다”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사실상 한 전 비대위원장 홀로 총선 패배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서울의 한 딤섬집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이 시민들에 의해 목격돼 언론억도 보도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이외에도 한 전 비대위원장이 서울의 한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고 있다거나 통화하는 모습을 목격했단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당내에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차기 전대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총선을 앞두고 한 전 비대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이상민 의원은 지난 13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출마 입장) 표명은 안 했지만, 마음은 (출마하는 것으로) 기울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당내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전략으로 내세운 이른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등의 효과가 먹히지 않았고, 총선 후유증 수습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재등판은 시기상조란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면서 사퇴를 한 사람이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 당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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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지난 1월 23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점검 자리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반면,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만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지 않고 위기에 빠진 당의 차기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는 당연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김영우 전 의원은 13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이 가만히 있다가 지난번 총선의 책임을 혼자 다 뒤집어쓰게 생겼다”며 전당대회 출마 당위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20년 넘게 서로 의지하는 사이였지만 최근 사이가 껄끄러워진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을 지켜봐야 한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잊히는 것보다는 그래도 존재감을 계속 키우는 게 낫기 때문에 전당대회에 출마하려고 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를) 허락할지 말지 그것이 관건인데 곧 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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