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88개 기업집단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통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 10조원→명목 GDP 0.5% 이상 변경
'쿠팡 봐주기' 의혹…공정위 "개정된 시행령 예외 요건 충족"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올해 하이브, 파라다이스, 영원 등 7개 기업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진입했다. 동일인 지정 논란이 일었던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올해 첫 적용되는 개정 시행령의 예외 요건이 충족됨에 따라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거래위원회는 88개 기업집단과 소속회사 3318개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82개, 3076개) 대비 각각 6개, 242개 증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7개 집단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지정 제외됐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업 주력집단 최초로 지정됐고 카지노·관광업 주력집단인 파라다이스, 호텔·관광업 주력집단인 소노인터내셔널 및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판매업 주력집단인 영원 등이 신규 지정됐다.

공정위는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수 증가에 대해 케이팝(K-POP)의 세계화와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으로 인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및 호텔·관광 산업, 의류산업 등이 급속하게 성장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기존 10조 원에서 명목 국내총생산액(GDP)의 0.5% 이상으로 변경됨에 따라 올해 자산총액 10조4000억 원 이상 기업집단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다소 상향 조정됨에 따라 한국앤컴퍼니그룹(10조3800억 원)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2차 전지와 온라인 유통 등 신산업 성장과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보험사의 공정자산 증가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줬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도 순위가 62위에서 42위로 15위 상승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쿠팡은 2021년 최초 지정된 이후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45위에서 올해 27위로 대비 18위 상승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동일인 판단기준 및 확인절차에 관한 지침'이 첫 적용된다. 개정 시행령 등은 동일인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본격화와 외국 국적을 보유한 동일인 및 친족의 등장 등 동일인과 관련된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해 보다 명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동일인을 판단하고자 마련됐다. 

개정 시행령에서는 동일인을 판단하는 예외기준으로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국내 계열회사의 범위가 동일한 기업집단으로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고, 해당 자연인의 친족도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원재직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가 없는 등 사익편취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는 경우에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동일인을 법인으로 보더라도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볼 때와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고 ▲자연인(김범석, 송치형) 친족들의 계열회사 출자나 임원재직 등 경영참여가 없으며, 자금대차·채무보증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개정 시행령 예외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해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쿠팡 봐주기' 의혹에 대해 "이번 시행령 개정은 국적 차별 없이 적용할 수 있는 동일인 지정의 합리적 기준 마련과 대기업집단 지정의 객관성, 합리성, 예측 가능성 등을 높여야 한다는 일관적 목표에 따라 추진됐다"며 "오히려 이번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전에는 뚜렷한 기준 없이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던 기업집단 쿠팡도 이제는 시행령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김범석 등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수 있는 상황을 명확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개정 시행령에 따라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한 쿠팡과 두나무에 대해 예외요건 충족 여부와 계열사 간 부당한 내부거래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 시 엄정하게 법 집행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처음 명목 GDP의 0.5% 이상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 데 이어 공시대상기업집단도 시장여건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가능하도록 GDP에 연동하는 방안 등 지정기준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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