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원식 당선인(5선·서울 노원갑)이 선출된 것과 관련해 ‘대이변’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던 ‘명심 바라기’ 일색을 뒤집고, 당의 역동성을 확인했다는 안도감도 나온다. 특히 지난 ‘교통정리’ 과정에서도 후보직에서 버틴 ‘우원식의 뚝심’이 침묵하던 다수의 의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평가가 크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치러진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우원식 당선인은 22대 당선인 171명 중 투표에 참여한 169명으로부터 89표를 받아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추미애 당선인(6선·경기 하남갑)은 80표를 얻었다.
예상을 뒤엎은 결과에 대해 ‘미애로 합의봐’에 대한 역효과와 추미애 후보에 대한 불안한 시각이 원인으로 꼽힌다.
처음 4파전으로 시작된 경선 경쟁에서 정성호 당선인(5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이 후보직을 사퇴한 뒤 조정식 당선인(6선·경기 시흥을)이 추 의원과 후보단일화 합의를 한 것과 관련해 당내 최다선인 두 사람이 사실상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갖기로 이면합의했다는 분석이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초선의원이 71명으로 이들 중엔 ‘더민주전국혁신회의’나 ‘이재명 변호인단’ 같은 강성 친명계가 약 60명. 이들은 강성 친명당원들 바람대로 추 의원을 지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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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2024.5.1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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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다선의원들은 추 의원과 조 의원 간 합의를 지켜보면서 자기들끼리 하반기 의장까지 나눠먹기 식으로 결정했나라는 의구심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 당선인의 경우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강한 성향이 있지만, 사실 우 당선인도 고 김근태 고문을 따르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었고 민주당에서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런데 당내에선 추 당선인과 윤석열 대통령 간 악연을 생각할 때 국회의장을 할 경우 협치는 물건너간다는 우려가 있었다.
당 관계자는 “사실 추미애 당선인에 대한 당내 불안한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불안감이 자칫 한꺼번에 다 죽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작동시킨 것 같다”며 “그동안 당이 친명이란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을 때 긍정적인 기대감과 함께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생한 것이 과연 이재명 당대표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해선 당 안팎에 두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먼저 ‘이재명 일극체제’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이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갔다는 평가가 있다. 여기에 이 대표가 추 당선인을 통해 ‘방탄 국회’를 노렸다가 좌절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런 반면, 알고 보면 애초 국회의장에 ‘명심’은 없었고, 이 대표 연임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이 대표로선 일부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겠지만 그렇다고 그 마음이 어디로 향했는지 전혀 확인된 적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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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이재명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4.5.1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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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개딸들은 우 당선인의 국회의장 후보 당선에 반발하고 있다. 우 의원과 우 의원에게 지지표를 던진 의원들을 ‘수박’이라고 지칭하면서 “22대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당원들을 가슴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가. 분명히 당심은 추미애 국회의장 이었다” “우원식? 아직도 민주당 내 수박들이 이렇게 많은 건가” “탈당이 답이다” 등의 글을 민주당 당원 게시판 ‘블루웨이브’에 올렸다.
이제 우 당선인은 국회의장 후보 선출 일성으로 “의장은 단순 사회자가 아니다. 완전히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여야 합의나 중립보다 민심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한 당내 비판에 대해서도 “그런 비판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국회에서 정말 고심해서 만든 법안,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법안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거부하면 국회의장으로서 삼권분립을 분명히 하고 입법권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국회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보여왔던 선명성 강조를 뒤집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할 말은 하되 본연의 기능을 다 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22대 국회를 여는 민주당 의원들의 바람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내는 것이 관례로 우원식 당선인은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는 4선이 되는 이학영(경기 군포) 의원이 선출됐다. 각 당이 의장 및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재적의원 과반 요건으로 확정된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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