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개발 갱신한 무기체계들 기술 공개 못해, 수출도 없어”
전문가 “무기거래 부각된 것에 부담 느낀 듯, 프레임 전환 의도”
“문제는 과거 비축 탄약·포탄 제공 정황 드러났고 항변도 없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7일 담화를 내고 자신들이 개발 중인 무기는 러시아 수출용이 아니라 대남 전쟁용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김여정은 “적대세력들이 우리가 생산하는 무기체계들에 대해 ‘대로씨야수출용’(대러시아 수출용)이라는 낭설로 여론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우리가 개발 갱신한 무기체계들의 기술은 공개할 수 없는 것들이며, 따라서 수출이라는 것 자체가 논의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군사기술력을 그 어디에도 수출 또는 공개할 의향이 없다. 그 목적은 철두철미 우리군의 전투력 강화를 위한데 있다”면서 “최근 우리가 공개한 방사포들과 미사일 등의 전술무기들은 오직 한 가지 사명을 위해 빚어졌다. 그것은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데 쓰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미국의 각이한 군사적 위협 행위들이 지속될수록, 대한민국이 대결적 자세를 고취할수록, 저들 정수리 위엔 암운과 저주의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워지게 된다”면서 “적대세력들이 우리국가를 상대로 한 음험한 정치적 기도를 노골화하는데 정비례해 우리는 필요한 활동들을 더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들어 연일 군수 부문을 현지지도하며 무기체계 개발 현황을 챙기고 있다. 지난 10일 240㎜ 방사포 무기체계 개발 상황을 확인하고, 유도 기능을 갖춘 방사포탄의 시험사격을 참관했다. 또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면서 방사포를 싣는 차량을 직접 시운전하고 새로 개발한 저격무기를 직접 시험 사격했다. 14일에도 전술미사일 무기체계 생산 현황을 점검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러시아에 무기수출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북한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 전 무기수출 프레임이 부각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자신들의 억제 정당성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한미의 핵위협을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푸틴 방북 전 무기거래가 부각된 것에 부담을 느끼고, 초점을 한미의 핵위협과 북한의 억제력 강화로 이동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면서 특히 “중러 정상회담 기간에 맞춰 북한 및 주변국을 위협하는 한미의 군사행동을 열거해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여정 담화가 나온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도 논평을 싣고 지난 16일 미군의 F-22 스텔스전투기의 한반도 전개, 17~24일 F-35A와 F-15K 등을 동원한 한미 대규모 공중훈련 등을 열거하면서 “이런 계기들을 축적할수록 미국이 두려워하고, 두려워해야 할 새로운 전략적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한 분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특히 “5월 대한민국은 우리와의 국경 부근에서 2024 군단동시통합훈련 등과 함께 육해공군 무력을 동원해 우리의 공중침투에 대처한 훈련을 역대 최대 규모에서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민족 관계 부정 및 적대적 두 국가를 주장하는 가운데 국경을 언급한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영토 조항을 신설했는지, 또는 내부적으로 국경 설정 관련 준비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는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여정의 무기개발이 대러 수출용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김여정이 현재 개발 시험 중인 무기에 대해 수출용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문제는 과거에 비축하고 있던 탄약과 포탄의 제공 가능성”이라며 “북한의 재래식 무기 제고분이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여러 정황과 증거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명확히 항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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