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허가 불발…관련주 8종목 모조리 하한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으며 승인이 최종 불발돼 HLB는 물론 관련주들 주식이 전부 하한가로 치닫는 ‘쇼크’가 지난 17일 코스닥 시장을 덮쳤다. 미국 시장 3대 지수가 ‘사상 최고가’ 랠리 국면으로 내달리는 가운데 불거진 이번 악재에 대해 코스닥 시장 전체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으며 승인이 최종 불발돼 HLB는 물론 관련주들 주식이 전부 하한가로 치닫는 ‘쇼크’가 지난 17일 코스닥 시장을 덮쳤다./사진=HLB그룹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이었던 지난 17일 국내 증시 코스닥 시장이 때 아닌 악재에 휘말렸다. 이날은 코스피 지수가 1.03%, 코스닥이 무려 1.76% 하락하는 약세장이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선 HLB 관련주들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며 유독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을 대표하는 신약개발 기업 중 하나인 HLB는 미국 FDA로부터 항암신약 ‘리보세라닙’과 관련해 CRL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주가는 아예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내려 앉았다. 이른바 ‘쩜하’다.

비단 HLB만이 아니라 HLB글로벌, HLB바이오스텝, HLB생명과학, HLB이노베이션, HLB제약, HLB테라퓨틱스, HLB파나진까지 모조리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HLB글로벌을 제외한 전 종목은 코스닥 상장기업이다. 코넥스에 상장된 HLB사이언스조차 14.83% 급락했다.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한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던 HLB는 “서류제출 과정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백인 환자 임상 실사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미승인됐다”는 내용을 밝혔다. 17일 오후엔 리보세라닙 관련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는데, 리보세라닙 허가 불발과 관련된 상황 설명이 뒤따랐다.

앞서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관문억제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했는데 FDA로부터 CRL을 받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RL은 FDA가 승인을 위해 의약품 허가신청서를 종합 판단한 뒤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경우 회사에 발송하는 보완요청 공문이다.

CRL을 받은 이유에 대해 HLB 측은 2가지로 나눠서 설명했다. 하나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CMC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임상 주요 사이트를 확인하는 절차인 바이오리서치모니터링(BIMO) 이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회사 유튜브 방송에 직접 출연해 "리보세라닙에 관한 이슈는 없으나 캄렐리주맙에 관한 이슈가 있고, 이에 대한 답변이 충분치 않았다"면서 "예단하긴 어려우나 심사 과정에서 항서제약은 CMC 실사에 대해 마이너한 내용을 지적받았고, 이를 수정 보완해 해결된 내용을 잘 답변했다는 입장을 저희에게 수차례 피력했지만, 캄렐리주맙 제조 공정의 지적에 대한 항서제약 측 답변이 FDA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HLB 관련주에 투자한 주주들은 패닉에 빠졌다. HLB 시가총액은 단 하루 만에 5조275억원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단일 회사에 대한 이슈가 아니라 코스닥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만한 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라 이 여파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아직 제대로 된 진단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FDA의 이번 결정으로 신약 허가가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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