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떠난다 남는다 말 많았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결국 바이에른 뮌헨과 결별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 밤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 34라운드 호펜하임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시즌 최종전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오늘이 뮌헨 훈련장에서의 마지막 기자회견"이라며 "지난 2월 구단과의 합의(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나는 것)는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구단과 대화를 나눴으나, (팀 잔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뮌헨과 결별을 공개 선언한 것이다.

   
▲ 투헬 감독이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뮌헨을 떠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헬의 뮌헨 감독 사퇴는 기정사실이었다. 뮌헨이 이번 시즌 부진에 빠져 11시즌 연속 이어온 분데스리가 우승이 힘들어지자 지난 2월 뮌헨 구단은 투헬 감독과 동행을 올해 6월에 끝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뮌헨은 결국 레버쿠젠에 리그 우승을 내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강까지 올랐지만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뮌헨이 12년만에 무관에 그치면서 투헬이 팀을 떠나는 것은 당연해 보였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투헬 감독을 대체할 새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은 것. 그동안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대표팀 감독,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대표팀 감독,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감독 등 다양한 후보들이 거론됐지만 뮌헨을 맡겠다고 나선 감독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뮌헨 선수단 내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리 케인,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등 핵짐 선수들을 중심으로 투헬 감독의 잔류를 원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새 감독 적임자를 찾지 못한 뮌헨 구단도 투헬 감독 연임 쪽으로 방향을 틀어 협의를 해왔다. 하지만 구단과 투헬 감독은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별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뮌헨의 사정이야 어떻든 투헬 감독이 떠나는 것은 김민재에게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투헬 감독 체제에서 김민재는 주전에서 밀려나 후보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가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입단할 때만 해도 투헬 감독은 김민재 영입을 적극 환영했다. 시즌 초반에는 혹사라고 여겨질 정도로 김민재를 거의 전경기 풀타임 기용했다.

   
▲ 김민재 입단 당시 격하게 환영을 해줬던 투헬 감독. 하지만 투헬 감독 체제에서 김민재는 주전을 못 지키고 벤치로 밀려났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하지만 뮌헨이 지난 1월 에릭 다이어를 토트넘에서 영입하고, 김민재가 아시안컵 출전 등으로 팀을 장기간 떠나 있으면서 점점 김민재는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아졌다. 투헬 감독이 신입생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중앙수비 조합으로 계속 내세워 김민재는 후보로 밀렸다. 빡빡한 경기 일정이나 더 리흐트의 부상 등으로 김민재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지만 김민재가 결정적 실수를 범하는 등 묘하게 상황이 꼬여 주전을 되찾지 못했다.

김민재가 출전을 많이 못하자 뮌헨이 김민재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얘기까지 나돌기도 했다. 투헬 감독의 연임 가능성이 생기면서 김민재가 뮌헨을 떠날 가능성은 더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투헬 감독이 팀을 떠나는 것으로 확정됨에 따라 향후 김민재의 뮌헨 내 입지는 또 달라질 수 있다. 투헬 감독에게는 외면 받았지만, 김민재가 기량 면에서 다이어에 뒤진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뮌헨의 새 감독으로 누가 부임할지 모르지만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수비력을 되찾는다면 다음 시즌 다시 주전을 확보해 '철기둥' 면모를 뽐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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