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근 정제마진이 떨어지면서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아직까지는 손익분기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밑으로 떨어질 경우 2분기 실적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4.8달러를 기록했다. 1월과 2월만 하더라도 배럴당 8달러 수준을 보였지만 3월 들어 6달러, 4월 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5월 들어서는 5달러대로 무너졌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하고 나온 석유제품에서 원료비와 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업계 내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최근 정제마진이 하락한 이유로는 수요 감소와 경기 침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중국에서 석유제품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정제마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정도로 올랐는데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겹치다 보니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며 “중국과 인도 등에서 석유제품 공급 확대 나타났다는 점도 정제마진 하락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1분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좋은 실적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에서 1분기 591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 4분기 1652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OIL 역시 영업이익이 4541억 원으로 전분기 564억 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3052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5억 원에서 대폭 증가했다. GS칼텍스는 4166억 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18.2% 늘어났다. 

정유업계는 1분기에 호실적을 올렸지만 정제마진 하락으로 2분기에는 좋은 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특히 정제마진 손익분익점을 유지하기도 위태로운 실정이다. 정제마진 하락이 지속되면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지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정유업계에게는 악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84.02달러로 전월 대비 5.8% 하락했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기존에 낮은 가격에 사놓은 원유 재고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평가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럴 경우 영업이익 대폭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재고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재고평가손실을 보면서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난다. 이에 국제유가 하락이 길어지면 정유업계의 수익성은 악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유업계 내에서도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5월부터 드라이빙 시즌에 진입하면서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변동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과 국제유가는 글로벌 정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정제마진에 국제유가 하락이 겹친다면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