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시점은 4분기, 늦으면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 유력시된다. 또한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 수준의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식화한 데다가 국내 물가 상황 등으로 고려했을 때 한은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서 한은의 인하 시점 역시 뒤로 밀리고 있다. 시장에서도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4분기 금리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환율과 물가 상황 등에 따라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작년 1월 연 3.25%에서 3.5%로 인상한 이후 11회 연속 동결을 이어가게 된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연준이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을 경고한 데다가 불확실한 국내 물가 상황이 자리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1월 이후 석 달 만이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등 농수산물 가격 탓에 목표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통화정책방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시장에선 연준이 9월 금리인하에 돌입하면 이후 한은도 10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다만 유가와 환율 변동성, 우리나라 성장률 등 여러 변수를 고려했을 때 인하 시점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창용 총재는 4월 금통위 이후 여러 변수가 발생한 만큼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논의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총재는 지난 2일 “4월 통방 이후 지정학적 긴장, 특히 중동사태가 악화하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면서 “우리 통화정책에 주는 함의가 크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1.3%)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시장에선 2%대 중반까지 올려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은이 지난 2월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다.

분기별 성장률이 0%대를 벗어난 것은 2021년 4분기(1.4%) 이후 처음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내수경기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정부도 통상 6월 하순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2.2%)를 상향 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들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기존 2.2%에서 3개월 만에 2.6%로 상향 조정했고, 국내 증권가 역시 전망치를 2%대 중반대로 올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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