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들이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인 5월이면 진행하던 세금 납부 관련 이벤트를 축소하면서 소비자 혜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종합소득이 있는 납세자는 오는 31일까지 종합소득세와 개인지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신고 대상자는 지난해 사업소득이 있는 경우, 금융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두 군데 이상에서 근로소득이 발생했지만 합산해 연말정산을 하지 않은 이들이다.

   
▲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들은 그간 고객의 부담을 덜어주고 카드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무이자 할부, 캐시백, 커피 쿠폰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다. 이에 소비자들은 카드사별 혜택을 비교해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카드사에서 세금을 결제했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자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9곳(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BC·농협카드) 중 이달 세금 납부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곳은 우리·하나·BC·농협카드 4곳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카드사 7곳이 관련 혜택을 제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들었다.

우리·하나카드는 '부분 무이자할부'만 제공한다. 전체 할부 기간 중 특정 월에만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우리카드는 10·12개월 할부로 세금 납부 시 각각 4~10회차, 5~12차 납부 월에만 무이자를 지원한다. 하나카드는 10·12개월 할부 시 10개월은 5회차부터, 12개월은 6회차부터 할부수수료가 면제된다.

BC카드는 최대 3개월, 농협카드는 최대 4개월 할부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캐시백 이벤트는 BC카드에서만 진행 중이다. BC카드 생활금융플랫폼 ‘페이북’ 내 마이태그 혜택을 태그하고 오는 31일까지 BC바로 개인신용카드로 국세·지방세 납부 시 누적 이용금액에 대해 최대 1만원까지 청구할인 해준다. 50만원 결제했을 경우 청구할인 금액은 2000원이며, 100만원 이상 5000원, 300만원 이상 1만원이다.

카드사들이 세금 관련 혜택을 줄이고 나선 것은 세금과 같은 수익성이 낮은 업종에서의 판촉을 축소해 내실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세·지방세는 금액이 커 시장점유율은 확대할 수 있으나 납부수수료가 거의 없어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이자 할부 및 캐시백 등 이벤트는 2022년 말이 되면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당시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최고 6%를 넘어서며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영향이 크다. 2022년 5월에는 신한·삼성·우리카드 등도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최대 7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되는데다 올해 카드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시기가 도래하면서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으로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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