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불확실한 국내 물가 흐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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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
한은은 23일 오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작년 1월 연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금리가 동결되면서 기준금리는 11회 연속 동결을 이어가게 됐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여전히 불안한 국내 물가 흐름이 자리한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것은 올해 1월 이후 석 달 만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등 농수산물 가격 탓에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다.
김웅 부총재보는 최근 물가 상황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둔화하겠지만, 유가 추이나 농산물 가격 강세 기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 수준의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점도 한은의 금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연 5.25~5.5%으로 동결하며,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도 “지금까지 데이터는 금리인하가 적절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면서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목표 수준에 이르기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6%로 유지했다. 앞서 한은이 지난 2월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1.3%)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분기별 성장률이 0%대를 벗어난 것은 2021년 4분기(1.4%) 이후 처음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내수경기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정부도 통상 6월 하순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2.2%)를 상향 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들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기존 2.2%에서 3개월 만에 2.6%로 상향 조정했고, 국내 증권가 역시 전망치를 2%대 중반대로 올려잡았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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