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은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Amiral) 석유화학설비 건설사업에 1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을 제공한다고 23일 밝혔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주바일(Jubail) 산업단지에서 운영 중인 정유설비를 확장해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세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와 프랑스 토털에너지(Total Energies)가 만든 합작법인 '사토프(SATORP)'가 발주한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약 148억달러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올레핀 생산설비 패키지 및 유틸리티설비 패키지를 총 51억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수주한 사우디 사업 중 최근 삼성E&A와 GS건설이 공동 수주한 파딜리 가스증설 사업(72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수은이 아미랄 프로젝트에 제공하는 PF금융은 한국기업의 공사대금 결제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90여 개 중소·중견기업의 기자재 등 약 6억달러 상당의 국산 제품과 용역이 수출되는 등 높은 외화획득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수은은 지난 2010년에도 이번 석유화학설비와 연계된 정유설비 사업을 지원하며 아람코와 꾸준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수은은 이런 사우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입찰 초기부터 발주처에 여신의향서를 발급하고, 적극적으로 금융지원 의사를 표명하는 등 국내 기업의 프로젝트 수주에 힘썼다.

수은은 이번 프로젝트에 앞서 '사다라(Sadara) 석유화학설비', '마리골드(Marigold) 석유화학설비' 등 아람코 발주사업 총 5건에 대해 총 20억달러의 PF금융을 지원했으며, 올해 3월엔 60억달러 규모의 기본여신약정(F/A)도 체결한 바 있다. 

기본여신약정은 우리 기업의 수주를 촉진하기 위해 향후 다수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는 주요 발주처와 선제적으로 체결하는 한도방식 금융약정이다. 공통 금융조건을 미리 합의하는 만큼, 추후 우리 기업의 수출거래 등에 신속하게 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지난해 10월 한-사우디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명시된 핵심 협력사업으로, 금융지원을 통해 우리 정부의 사우디 경제협력강화 정책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아람코와 체결한 기본여신약정 등을 활용해 추후 발주 예정인 중동 사업들도 한국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