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 들어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5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5개사 단순 평균) 80.5%로, 전년 동월(76.1%) 대비 4%포인트(p) 넘게 올랐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현대해상(82.1%)과 KB손해보험(81.5%), DB손해보험(81.0%)의 손해율이 80%를 넘었고 메리츠화재(78.8%)와 삼성화재(78.9%)의 손해율도 80%에 육박했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따라 5개사의 1~4월 누계 손해율도 지난해 76.8%에서 올해 79.4%로 3%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료에 비해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으로 보험사들이 그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통상 손보사들은 77~80%를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내려면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른 것은 봄철 교통량 증가 등 계절적 요인과 보험료 인하분이 반영된 영향이다. 손보사들은 올해 상생금융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 인하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 이동량이 감소한 2021년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흑자 기조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올해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 정비수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오르는 모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월에는 3·1절 연휴와 벚꽃축제 등 봄맞이 여행객 증가에 따른 교통량, 사고 건수 증가로 전년 같은 달보다 손해율이 상승했다”면서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 반영 시 보험료 수입 감소로 전체 손보사들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자동차보험 정비수가가 오르고 있는 점도 악재다. 정비수가는 손보사가 사고 차량을 수리한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공임비다. 정비수가가 높을수록 보험사가 지급하는 돈이 많아져 이익이 줄어든다.

국토부와 손보업계, 공제조합, 자동차정비조합은 지난해 12월 보험정비협의회를 통해 올해 자동차 정비수가를 3.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2분기 봄맞이 여행객 증가와 기온 상승에 따른 자동차 운행 증가, 여름철 태풍 홍수 등으로 인한 차량 침수 등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로 단기간 흑자를 내긴 했으나 그간 누적된 적자 규모가 큰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계절적 요인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3년 만에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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